얼굴들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경쟁부문 장편

이강현 | 2017 | Fiction | Color | DCP | 130min (E) | 심사위원상 & 독불장군상

SYNOPSIS

고등학교 행정실 직원 기선은 어느 날 문득 축구부 학생 진수의 존재가 궁금해진다. 기선의 옛 애인 혜진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어머니의 작은 식당을 리모델링 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유일하게 자유로운 택배기사 현수는 이들 사이를 스치고, 누군가는 이 모두를 지켜보고 있다.

DIRECTING INTENTION

언젠가부터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하나의 확실한 절망과 하나의 확실한 힘을 동시에 가지게 되었다. 영화 <얼굴들>은 그 힘과 절망 사이에서 요동하는 시간의 기록이다.

FESTIVAL & AWARDS

2017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가상

DIRECTOR
이강현

이강현

2006 <파산의 기술記述>

2011 <보라>

 

 

STAFF

연출 이강현
제작 김일권
프로듀서 오영림 박정혜
조연출 이완민
촬영 조용규
편집 엄윤주
조명 박상욱
음악 장영규
미술 김근아
동시녹음 윤상일, 최수용
출연 김새벽, 박종환, 백수장, 윤종석

PROGRAM NOTE

등장인물들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무용하다. 이들을 하나의 이야기 안에 그러모으기는 불가능하다. 축구부에 소속되어있으나 재능이 없는 고등학생이 있고, 학교 행정실 직원으로 있지만 다른 일을 하고 싶은 남자가 있고, 직장을 그만두고 엄마와 식당을 재개업 하려는 여자가 있으며, 택배 일을 하지만 곧 그만두려는 남자가 있다. 이들 사이에 다른 인물들도 있다. 그들은 모두 옅게 연결되어 있지만, 어떤 사건이나 사연으로 뭉쳐지지도, 순간을 깊이 공유할 만큼 엮여있지도 않다. 공통점이 있다면 이들은 무언가 조용히 말을 하는 순간에도 다른 세계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 같은 표정을 짓고, 언제나 어떤 풍경 속에 존재한다는 점 정도다. 카메라는 말하고 행동하며 사건을 만들어가는 인간이 아니라, 공간을 호흡하며 사건의 주변부에 끈질기게 머무르려는 이들을 한 자리에서 가만히 쳐다본다. 일관된 서사적 흐름을 따름으로써가 아니라, 골목의 식당들과 거리의 사람들, 박물관과 아파트, 학교 운동장과 시장, 작은 방과 좁은 복도를 응시함으로써 이 영화는 자신의 시간을 감각한다. 다큐멘터리 같은 극영화, 극영화 같은 다큐멘터리 어딘가에서 이 영화는 세계를 골똘히 바라보는 관찰자와 그 세계에 아주 작은 흔적을 새기는 조각가가 되길 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게 세계의 가능한 ‘얼굴들’을 형상화하고 스스로도 세계의 가능한 ‘얼굴’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1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