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보니 좋네

단편 쇼케이스

남궁선 | 2021 | Fiction | Color | DCP | 14min (E)

SYNOPSIS

도로를 달리던 이든의 차가 엔진 과열로 길 위에 멈추어 선다. 출국 전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고 싶다는 이든의 전화에, 해원은 밖에 나갈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여름날의 도로는 뜨겁고, 제대로 된 이별을 원하는 이든의 소원은 점점 소원해지는 듯 보인다.

DIRECTING INTENTION

얼굴 보기 어려운 시기에도 얼굴을 보고 해야만 하는 말들이 있다. 팬데믹이라는 삶의 조건과 등장인물 그 누구의 얼굴도 완전히 보이지 않는 구도 속에서, 2021년 여름의 감각을 담아 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2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2022 제18회 인천여성영화제
2022 제9회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
2022 제14회 서울영등포국제초단편영화제
2022 제17회 파리한국영화제
2022 제14회 대단한단편영화제

DIRECTOR
남궁선

남궁선

2007 세상의 끝
2009 최악의 친구들
2014 남자들
2019 여담들
2021 십개월의 미래

STAFF

연출 남궁선
제작 황호윤
각본 남궁선
촬영 김선혁(caska)
동시녹음 김활빈
사운드 김윤경
조연출 김종우
출연 유이든, 김해원, 최병윤, 장유빈

PROGRAM NOTE

이든(유이든)은 차가 퍼져 도로에 세워 두고 전화를 건다. 사고 차량 관련 전화인 줄 알았는데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헤어진 남자 친구다. 이든은 마지막으로 만나 주면 안 되느냐고 애원한다. 와중에 지나가던 남자가 여기에 차 세우면 안 된다고 수리를 도와주겠다고 오지랖 넓게 나서자 이든은 감정이 폭발한다. 여러 가지 상황이 벌어짐에도 <얼굴 보니 좋네>의 카메라는 차 안에 고정된 채 13분의 러닝타임을 원테이크 원숏으로 촬영한다. 운전석의 앞 유리로 바깥 상황을 드러내고 백미러로 이든의 감정을 포착한다. 여기에 보닛을 여닫는 것으로 드라마 효과를 내는 방식이 감탄을 자아낸다. 이든에게 있어 지금 이 상황은 해외로 출국을 앞두고 자기 잘못으로 헤어진 전 남자 친구와 마지막 대면을 시도하는 것인데 이를 알 리 없는 오지랖 남자의 출현으로 상황이 꼬이는 형국은 ‘웃픈’ 아이러니를 자아낸다. 결국 보험회사 사람이 출동해 차의 상태를 알리니, 엔진이 과열됐어요, 라고 말할 때 이든은 남자 친구와의 극적인 만남으로 감정이 고조된 상태고, 냉각수 펌프가 터졌어요, 라고 하니 그에 맞춰 눈물을 흘린다. 두 개의 레이어를 겹침으로써 연인의 이별 과정을 왜 고장 난 차를 배경으로 촬영했는지 설득하는 것이다. 이렇듯 <얼굴 보니 좋네>는 극 중 공간을 활용한 실험적인 연출과 제한된 시간 내 이야기의 의미를 확장하는 겹겹의 구조까지, 단편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