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5회)

현실과 판타지

문승욱 | 6mm | 혼합 | 38분 |1999년

SYNOPSIS

27살의 한 폴란드 여배우가 한국인 유학생을 사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다큐멘타리는 사랑에 대한 그녀의 고백과 관용이 중심이 된다. 그녀는 낯선 이방인과의 사랑을 통해서, 자신 에 대한 그리고 타인에 대한 관용을 배우게 된다. 사랑은 그녀에게 한 남자와의 달콤한 추억뿐만이 아닌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이 된다.

DIRECTOR

문승욱






프로그램 노트
한 여인의 내명으로 들어간다. 첫 번째 질문, 미치도록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은 사랑의 염원인가? 아니면 집착인가? 두 번째 질문, 일과 사랑 중에 어느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일까? 아니, 일과 사랑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작품은 한 남자를 사랑한 여인을 통해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폻란드 연극배우 '마그다'는 기차에 몸을 싣고 사랑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하나씩 꺼내 보인다. 전체적인 구성은 한국의 음식과 사랑, 한국의 전통과 피자, 폴란드와 핸드폰, 추억 등의 작은 제목들을 중심으로 그녀의 사랑에 대한 사적 고백을 듣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녀가 공연하는 연극의 내용과 자신의 실제 삶에 대한 비교를 통해, 떠나 버린 남자와 자신의 태도에 관해 알려준다. 또한 협소한 집안에서 이루어지는 인터뷰 공간의 적절한 활용으로 다양한 화면을 구사하면서 자연스로운 고백이 될 수 있도록 촬영되었다.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사적 고백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사랑이 개인적인 것만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놓치고 있지 않다. 여자가 집에서 남편만을 기다리며 소일한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만든다든가, 기계문명에 의한 의사소통 문제를 제기한다든가 하는 것은 사회적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장면들이다. 이국인끼리의 사랑이 어려운 것은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남녀가 갖고 있는 성역할 규범에서 오는 것임을 강조한다. 마그다의 자연스런 고백은 그녀가 지나는 사랑의 깊이 그리고 일과 사랑의 관계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정적인 카메라 움직임과 오렌지 빛깔은 작은 일상 속에 담긴 개인의 심성과 그것을 차분히 받아들이고 정리하는 모습에 잘 어울려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이가 구름을 보면 사랑은 그것처럼 한낱 지나가는 것이다라는 생각과 아직도 뜨거운 사랑을 구름에 실어 님에게 전하고픈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작품은 그런 구름과 함께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사랑에 대한 질문을 담은 채로.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