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본선경쟁(단편)

최아름 | 2012 | Fiction | Color | HD | 24min 30sec | 특별언급

SYNOPSIS

장례식에 간 완무는 부의금을 훔쳐 영아와 데이트한다.

DIRECTING INTENTION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 때는.

FESTIVAL & AWARDS

2012 제17회 인디포럼 개막작
2012 제11회 미장셴단편영화제
2012 제8회 인천여성영화제
2012 제14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12 제13회 대구단편영화제
2012 제6회 대단한단편영화제

DIRECTOR
최아름

최아름

STAFF

연출 최아름
제작 정원식
각본 최아름
촬영 조은별
편집 권오현, 최아름
조명 이지민
음향 임승진
동시녹음 성다솜
출연 김고은, 조현철

PROGRAM NOTE

반도체 공장의 노동자들이 죽어 가고 있다. 어느덧 60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금도 누군가는 백혈병, 뇌종양, 악성 림프종을 앓으며 세상을 떠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구세주인 거대 기업 삼성은 그네들의 공장에서 발생한 이 명백한 산업 재해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우리들 역시 알게 모르게 매정한 자본의 침묵에 동조하고 있다. 오직 피해 당사자들과 활동가들만이 거대 기업의 후안무치한 폭력에 맞서 싸우고 있다. 여기에 최아름 감독은 투쟁의 구호 대신 <영아>를 통해 차분하게 힘을 보탠다. 반도체 공장 노동자였던 고교 동창 영아의 장례식장을 찾은 완무는 택시비가 모자라 부조금을 훔쳐 나오다 영아와 재회한다. 대학 졸업 후 생존을 걱정하며 스러져 가고 있는 청춘 완무와 이미 스러져 버린 영아는 마치 노제를 지내듯 이 땅 곳곳의 상처들을 밟고 지나간다. 이미 수많은 청춘에게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림보가 되어 버린 이 땅에서 영아와 완무의 동행은 더 이상 새삼스럽지 않다. 그렇게 영아의 삶과 죽음을 복기하던 완무는 영아가 민머리를 가리기 위해 썼던 털모자를 꾹 눌러쓰고 말한다. “모르겠어. 그냥, 미안해.” 그렇게 완무가 우리의 미안함을 대변하는 순간 <영아>는 매정한 거대 자본의 폭력에 눈감아 왔던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도록 이끈다. 독립영화의 역할이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시대의 비극을 나누고 소통하려는 것이라면 <영아>는 바로 이 시대의 최전선에서 투쟁하는 독립영화다.

이혁상/서울독립영화제201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