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목적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특별초청 단편

현조 | 2016 | Fiction | Color | DCP | 36min 20sec

SYNOPSIS

미대생인 누리와 훈은 졸업작품 제작 기간 중에 다른 꿍꿍이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 작당모의에는 반드시 필요한 한 명을 끌어들여야 한다.

DIRECTING INTENTION

대학에서 철학과 순수예술이 사라지고 있다. 이른바 돈이 안 된다는 이유다. 정확히는 취업실적이 안 나와서 대학평가 성적표에 누가 된다는 것이다. 가장 순수해야 할 대학의 상아탑조차 취업을 알선하는 노예상으로 전락했다. 비리와 부패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도덕과 양심을 배운 학생들은 결국 입시교육 12년 동안 희생양으로 길들여진 것이다. 목적성을 상실한 청춘이 도덕적 일탈로부터 그들이 추구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것은 영화라는 꿈을 좇는 나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현조

현조

2012 <마포에서 서강까지>

2015 <기음>

2015 <락아웃>

STAFF

연출 현조
제작 공지영
각본 현조
촬영 조현일
편집 현조
조명 김용수
음악 이승준
미술 김선정
출연 전여빈, 이다윗, 박근록

PROGRAM NOTE

초조한 두 손, 흔들리는 눈동자, 타 들어가는 입술. 대학교 졸업반인 누리가 편의점 계산대에서 망설이는 이유는 임신테스트기를 사려하기 때문이 아니다. 점원이 아무 생각 없이 건네 받은 만원은 누리를 포함한 예술학도인 훈과 고군이 만들어낸 위조지폐이기 때문이다. 고군의 판본, 누리의 컬러, 훈의 소재. 자신들의 천재적인 재능을 돈과 맞바꾸자는 의견에 합의 한 세 사람은 졸업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에 비밀스러운 다른 작업을 완성해낸다. 환전소에서조차 자신들이 만든 위조지폐를 알아보지 못하자 성공의 기쁨에 취한 누리와 훈. 하지만 처음부터 곱지 않았던 고군의 행동으로 결국 위기는 찾아온다.
예술은 돈이 안 되니 취업이나 하라는 교수와 돈이 생기면 제일먼저 학자금 대출을 갚을 거라는 학생, 정도의 예술이라 해도 결국 취업률이 낮은 전공은 폐과되는 현실. 무엇을 하든 돈이 목적인 요즘의 세상에서 이런 모습은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하다. 세 친구 역시 돈이라는 목적을 위해 예술적임 범죄를 저지르지만 열정을 쏟아 부은 행위를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진짜 예술의 목적을 깨닫게 된다. 훈의 말처럼 목표 없이 희망만 품고 살던 삶에서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낸 다는 것은 나에게도 남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기에 중요하다. 하지만 끝내 세 친구가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예술의 목적이 단지 눈에 보이는 그 무엇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예술의 목적>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 스스로에게도 제목 그대로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박사라 / 서울독립영화제2016 프로그램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