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프로젝트 <제국> :: 산만한 제국

서울독립영화제2003 (제29회)

장편경쟁

윤성호 | 2003│옴니버스│DV 6mm│Color│114min

SYNOPSIS

태초부터 참 많은 일, 많은 잘못들이 되풀이되는 걸 보면, 많은 것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어떤 것을 시작할 순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령, OMR 카드만 긁고 있는 소시민 알버트의 이야기. 가령, 山만한 제국을 긁어대는 散漫한 이야기

DIRECTING INTENTION

삼성, 다국적 제약회사, 다국적 먹거리, 미 군수산업, 네이스, 그리고 그렇게 세계를 사유화하는, 힘세고 부끄럼 모르는 덩어리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다시 그들한테 칼이 되어 돌아가길 바라면서(그럴 수 있음에 끄덕이면서) 인용문으로만 가득찬 시나리오를 써봤다. 그리하여, 山만한 帝國의 멸망은 10초 앞당기고, 散漫하게 벌어지는 지구멸망은 10초 늦추자는 정도.

DIRECTOR
윤성호

윤성호

윤성호 

2001 <삼천포 가는길> 
2002 <회화식 아줌마 입문, <이것이 퍼블릭 엑세스다!>, <중산층 가정의 대재앙> 
7팀의 독립영화 제작집단이 만든 7개의 독립영화 옴니버스 프로젝트. 
‘제국’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각자의 생각을 서로 다른 장으로 풀어 낸 결과물들이다. 소재들은 신자유주의, 전 지구적 세계화, 웨딩촬영, 권력의 순환, 학교, 전쟁, 이주노동자, 핵/MD 등 확연히 다르지만 이 이야기들은 현대 우리의 일상에서, 혹은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권력과 억압, 그리고 폭력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이것이 바로 ‘제국’이다.
우리가 일상적인 삶 속에서 체험하는 ‘제국’과 다른 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국’은 어떻게 보면 다들 얽혀 있을지도 모른다. 그 수많은 제국의 모습 중에서 각자가 가장 관심있고 부담스러운 ‘제국’의 모습을 자유롭게 엮어 보았다. 이는 ‘산만’하게 7개로 펼쳐져 있지만, 실은 7개가 아니라 ‘하나’일지도 모른다.
2003. 11  두근두근 개봉관 (활력연구소)

STAFF

연출 성호
제작 미혜
조연출 준아
스크립트 민경
촬영 상준
녹음 오정, 재훈, 목인
출연 정수, 은정, 일은, 지혜, 빨간경순, 호원, 피망, 행또, 종민, 준수, 호재, 원석, 김곡, 거북이, 강호동, 강병규

PROGRAM NOTE

옴니버스는 출발부터 많은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서로 다른 개성을 동시에 드러내며, 보다 많은 이야기를 해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서로간의 연결고리와 통일성을 유지해가는 작업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이미 ‘산만한 제국’을 표방하고 나섰다. 산만할 수밖에! 그것은 단점이기도 하지만, 장점이 되기도 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감독들의 경력은 실로 다양하며, 그들은 자신들이 통일되어야 할 분명한 이유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 ‘제국’이라는 큰 주제하에 더 새롭게, 서로 다르게, 서로의 차이가 분명하게 접근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각 작품들은 각각 완결된 주제를 갖고 있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개별 텍스트의 제목과 프로젝트 이름 ‘제국’에 모아진다. 물론 도대체 어떤 작품은 ‘제국’이라는 프로젝트명과 어떻게 부합하는지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옴니버스의 묘미이다. 어떤 작품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어떤 작품은 선동을 하고, 어떤 작품은 치고 빠지며, 어떤 작품은 휴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게 함정이 될 수도 있는 것은, 작품을 보고 <제국>을 이야기하지 않고, 개별 단편들에 대한 평가로 이야기가 끝나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개별 단편 일곱 개를 모아놓은 것이 아니다. ‘제국’이라는 이름에 값하는 나름의 존재 이유를 충분히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제국’을 생각하게 만든다. 일곱 팀의 독립영화인들이 모인 일곱 개의 단편 <옴니버스 프로젝트 제국>은 최근 독립영화 진영의 의미 있는 성과이다. 조영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