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동그라미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새로운선택 단편

최민경 | 2020 | Fiction | Color | DCP | 22min 13sec World Premiere

SYNOPSIS

완벽한 ‘원’을 추구하는 경욱. 그에게 맞춰 가는 연애를 하는 세미. 경욱에게 사랑받기 위해 스스로에게 '원'에 대한 강박을 심는다. 이러한 경욱과의 이야기를 친구 재호에게 들려준다.

DIRECTING INTENTION

자신을 잃어버리면서까지 남에게 맞출 필요 없다. 우리 모두 그 자체로도 충분히 ‘완벽한’ 사람이기 때문에.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최민경

최민경

2015 왜 살아요
2016 방울
2017 돌에 관한 짧은 필름
2017 좁은 틈 사이에
2018 6
2019 출사

STAFF

연출 최민경
제작 김상우
각본 최민경
촬영 김재혁
편집 최민경
조명 김재혁
음악 최민경
미술 최혜원, 김규연
출연 박재희, 손윤태, 나준영

PROGRAM NOTE

“어떻게 하면 완벽한 원이 될 수 있을까?” 시작점과 끝점을 하나로 이어 잘 맞추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그림이면 몰라도 인연의 원, 특히 연인 관계를 선으로 이어 둥근 형태를 만든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인가. 세미는 경욱을 만나고서는 완벽한 짝을 찾은 것만 같아 기분이 고양된 상태다. 그런 세미를 바라보는 재호의 마음은 씁쓸하다. 완벽한 원에 집착하는 경욱의 완벽한 짝이 되려고 노력하는 세미가 안쓰러워서다. 재호가 보기에 세미는 그 자체로 완벽하다. 동그라미 같은 매력이 있어서다. 매끄럽게 곡선을 그리며 ‘원’이 되는 형태는 아니어도 자기 리듬을 가진 삐뚤빼뚤한 선의 ‘동그라미’로 존재를 드러내서다. 그렇게 세미는 어딘가 빈틈이 존재해서 상대의 짝이 되어 메워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 재호가 보기에 세미가 생각하는 이상형의 완벽한 형태인 경욱은 어딘가 부담스러운 데가 있다. 원이 아닌 동그라미 형태의 사랑을 긍정하는 영화는 세미와 경욱이 있을 때면 스크린의 중앙에 배치해 타이트한 느낌을 주는 반면 재호가 세미를 바라볼 때면 한 발짝 떨어져 있게 하여 비집고 들어갈 여백을 의도한다. 과연, 세미가 재호에게 곁을 내줘 짝이 된 이 둘은 마지막 장면에서 스크린의 약간 바깥에 위치한 채 등을 보이며 같은 방향을 응시한다. 완벽하지 않은 원이기 때문에 원에 가까운 하트 모양이 되는 세미와 재호는 그야말로 ‘완벽한 동그라미’ 관계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