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박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장편)

김미례 | 2009|Documentary|Color|HDV|73min | 독립스타상-사운드 표용수

SYNOPSIS

2007년 6월30일, 대형마트 홈에버에서 일하던 계산원과 판매원들이 월드컵 홈에버 매장을 점거했다. 이 사건은 지극히 평범했던 여성들이 주도한 유통업 최초의 매장점거 농성이었다. 예정된 이박이일의 점거농성은 21일간 이어진다. 이들은 이 매장점거농성에서 일터와 가사일로부터 벗어난 일시적인 자유와 즐거움을 경험한다. 이들의 투쟁은 진보진영으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투쟁’이라는 국민적 이슈로 떠올랐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510일간 진행된다.

DIRECTING INTENTION

일하는 여성에게 노동자라는 이름이 아직도 어색할 정도로 여성에게는 어머니나 주부라는 말이 더 친근하다. 집 밖에서는 아줌마로 불리는 여성들. 이것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자리가 여전히 가족 안에만 있다는 것이다.
일하는 여성들은 일과 가족을 양립해야한다. 게다가 일터에서는 불안정한 고용과 차별에 직면했고, 여성들도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노동권을 위해서 투쟁을 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지 않는 여성들의 일과 가족의 문제. 왜 변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여성노동자들의 파업과정을 기록하면서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FESTIVAL & AWARDS

2009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09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2009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09 제1회 부산여성영화제

DIRECTOR
김미례

김미례

 

2003 < 노동자다 아니다 >

2005 < 노가다 >

 

STAFF

연출 김미례
제작 김미례
각본 김미례, 펭, 경순
촬영 김미례, 자경, 안창영
편집 김미례
미술 이지영
음향 표용수, 김병오
음악 김병오
출연 이경옥, 한명희

PROGRAM NOTE

2007년 이랜드 뉴코아는 매장의 계산직, 판매직을 외주화하기로 결정하고, 이랜드 홈에버는 단체협약도 어겨가며 일방적으로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다. 같은 해 6월 30일, 홈에버의 언니들은 상암동 월드컵매장을 점거한다. 많은 관객들이 이미 알고 있는 홈에버 510일 장기투쟁. 모두가 알고 있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그녀들의 가슴 떨리는 첫 외박이 시작된다.
이미 홈에버 510일 장기파업의 결과는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이 파업이 어떻게 끝나는지 <외박>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외박>은 그녀들이 현금을 받고, 카드를 긁으며 일하던 터전에서 잠을 자기 시작한 6월30일을 시작으로 시간 순으로 진행된다. 이랜드 노동자들의 파업을 따라가며 투쟁의 정당성 혹은 투쟁의 진실 등을 자세히 보여 준다기 보다는 찍순이라 자칭하는 그녀들의 표정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화두를 끄집어낸다. 왜 그녀들은 파업중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름없는 가사노동을 해야 하는 것일까? 왜 그녀들이 하루만 외박하더라도 가정은 난리가 날까? 왜 연대투쟁하는 이들조차 그녀들을 아줌마로 부르는 것일까? 외박을 감행하며 그녀들이 느낀 설렘과 쾌감은 무엇일까?
영화 <외박>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의 에피소드가 보여주는것처럼 늘상 가정에서는 엄마와 아내, 일터에서는 아줌마로 불리기만 하며 과중한 책임감과 필요이상의 죄책감에 시달리던 이름 없는 그녀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단 하루면 될 것이라며 시작된 외박을 통해, 그녀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잃어버린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은 “점거”가 아니라 <외박>이다.

박광수/강릉씨네마떼끄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