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열정으로 노래 부르다 보면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본선경쟁(단편)

권지영 | 2006 | Fiction | DV | Color | 19min | SUBTITLE:ENGLISH | 우수작품상

SYNOPSIS

화창한 일요일. 영주는 화사한 원피스를 차려 입고 나들이 나간다. 오늘 그녀는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준호에 대한 연정을 고백하려 한다.
그러나 약속 장소에서 그녀는 준호가 제 시간에 올 수 없단 연락을 받는다. 몹시 실망한 그녀가 내색도 하지 못하는 건, 준호와의 약속을 만들기 위해 끌고 나온 재구와 베트남 청년 꽝스 때문이다. 준호를 기다리면서, 영주는 재구와 꽝스와 함께 이태원을 배회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 두 남자를 알고 싶지도, 친해지고 싶지도 않아 무료하게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녀와 달리, 꽝스와 재구는 이태원 나들이가 즐겁기만 하다.

DIRECTING INTENTION

흐르는 감정을 애써 느끼지 않는 것엔 수많은 이유가 있다. 그것이 꽝스의 피부색이건, 재구의 투박함이건, 영주의 고상함이건 다 쓸데없는 변명은 아닐까. 함께 노래를 부르다 보면, 그런 변명 따위는 잊을 거란 바램으로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서 내내 꽝스의 피부색이, 이 영화가 좀 더 큰 염원들을 바래야 하는 건 아닌가 나를 고민스럽게 했다. 그러나 그건 내겐 도통 거짓말 같다. 그래도 꽝스를 잊지 못하는 건,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꽝스와 노래 부를 수 있길 하는 바램에서이다.

FESTIVAL & AWARDS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
2006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DIRECTOR
권지영

권지영

2000 <달콤한
사랑>

2001 <장금
여관, push>

2001 < AM 10, 송남희씨
수술 예약 >

2003 <호산
장어>

STAFF

연출 권지영
제작 하수정
각본 권지영
촬영 이선영
편집 이영림
조명 신상민
미술 박찬호
음향 강민수
출연 송해나, Truong Van-Su, 정영기
음악 장영규

PROGRAM NOTE

어느 휴일, 곱게 차려입은 영주는 자신의 생각과 달리, 베트남 청년 꽝수와 재구와 함께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녀는 준호를 만나고 싶어서 이들과 동행한 것인데, 온다던 그는 결국 오지 않고 해가 지도록 낯설은 남자 둘과 시간을 보낸다. <우연한 열정으로 노래를 부르다 보면>은 혼자서 열정을 품은 여자의 감성을 잡아내는 영화이다. 어색한 동행인과 시간을 보내면서 다른 기다림에 희망을 안은 영주는 싫은 내색도 숨기면서 어정쩡하게 그들과 이태원을 배회하다. 그녀의 초조함과 기다림은 서울이면서 이국적인 풍경을 가진 거리를 거닐면서 소리없이 고조되어 간다.
<우연한 열정으로 노래를 부르다 보면>은 미묘한 감정의 흐름과 변화를 과잉없이 보여준다. 그래서 노래방에서 영주가 울어버리는 심정을 공감하게 만든다. 누구에게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그런 열정, 그리고 그리 착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평범한 젊은 여자의 어색한 동행을 유지하는 모습은 나의 지난 경험과 겹친다. 화려할 것 없는 이야기이지만 ‘나’와 겹치게 만드는 섬세한 감정을 포착해내는 미덕이 있는 영화이다.

함주리 / 서울독립영화제200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