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이 떠난 자리

본선 단편경쟁

여은아 | 2023 | Animation | Color | DCP | 8min (E)

TIME TABLE
12.1(금) 14:20-15:42 CGV압구정(본관) 2관 E, K, GV, 12
12.3(일) 11:00-12:22 CGV압구정(본관) 2관 E, K, GV, 12
12.5(화) 20:00-21:22 CGV압구정(신관) 4관 E, K, GV, 12
SYNOPSIS

고독사 후 발견까지, 단절된 시공간의 기록.
한 인물의 고독사 이후 방치되어 있던 1년의 시간이 타임랩스(Time-lapse) 영상으로 재생된다. 집 내부에는 그의 치열했던 삶의 족적이 남아 있고 관객은 그 흔적을 따라가며 그의 삶을 짐작할 수 있다. 집 안은 그가 사망한 시간에 멈춰 있다. 반대로 외부 풍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집 안과 대비되는 느낌을 주게 된다. 1년 후 그의 시신이 발견되고 특수 청소부들에 의해 고독사 현장이 치워진다.

DIRECTING INTENTION

실제로 특수 청소를 진행했던 배경을 모델로 영상을 제작하였다. 인물의 모습을 삭제함으로써 고독사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3 제24회 대구단편영화제
2023 제10회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
2023 제19회 서울인디애니페스트 심사위원 특별상
2023 제25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23 제23회 전북독립영화제
2023 제3회 성북청춘불패영화제

DIRECTOR
여은아

여은아

2015 고치
2018 장미여관
2020 심야상영관

STAFF

연출 여은아
제작 여은아
각본 여은아
촬영 여은아
편집 여은아
음악 최새로미
미술 여은아, 김지현, 이혜영
음향 이어캔디
사운드 디자인 이해니
재녹음 믹싱 라준택
출연 마스터보이스

PROGRAM NOTE

모두가 희망을 노래하는 새해 아침, 새출발의 들뜬 기운이 넘실거리는 세상을 이제 막 등지고 떠난 유령의 흔적이 보인다. 방금 전까지 그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은 그의 부재로써만 증명된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있음과 없음. 닫혀진 공간에서 오직 시간만이 부지런히 흐른다. 그리고 시간이 이 곳에선 유일한 사건이다. 고독사 후 일 년 동안 시간이 만드는 공간의 변화를 보며 우리는 사라진 유령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다. 늘어선 빈 소주병, 대출 메모지 위에 짤막하게 쓴 절망의 노트, 한 장을 빼곡히 채운 이력서, 가늠 안 될 정도로 많은 종류의 약들, 밀린 고지서. 삶에 그늘이 드리웠을 때의 흔적들만큼이나 찬란했던 시절의 추억도 있다. 대가족과 함께한 졸업식, 군대 동기들과 즐거웠던 한때, 수줍게 미소 지었던 결혼식 그리고 얻게 된 자식. 삶이라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유일한 부표처럼, 끝까지 잡고 싶었을 어떤 기억들. 그 치열했던 생의 고군분투가 담긴 유령의 유산들 위로 시간의 더께가 쌓인다. 움직이는 것은 멈추고, 멈춘 것은 이내 썩는다. 그리고 결국 사라진다. 사라짐을 위무하는 저마다의 작은 창들이 우리 삶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무시무시하고 시리다.

임오정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