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크 하우 반 야우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본선경쟁(단편)

정재웅 | 2012 | Fiction | Color | HD | 40min

SYNOPSIS

유리공장에 근무하는 대현은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본사에서 파견 온 선화로 인해 일상은 흐트러진다.

DIRECTING INTENTION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

FESTIVAL & AWARDS

2012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DIRECTOR
정재웅

정재웅

2006 <얼음무지개>

2007 <서울, 귀와 머리칼>
2008 <바람만 안 불면 괜찮은 공기>
2012 <민호가 착하니 천하무적>
STAFF

연출 정재웅
제작 정재웅
각본 정재웅
촬영 박영진
편집 정재웅
조명 박영진, 곽호익
미술 곽호익
출연 김대현, 이주성, 김선화

PROGRAM NOTE

대현은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주성을 짝사랑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어쩌면 당연히도, 그는 자신의 감정을 발설하지 못한다. 휴식 시간에 왕왕 오가는, 여성을 대상화한 음담패설을 나누는 자리에도 끼지 못하는 대현은, 이성애자임을 표방하는 주성이 강남 여자를 만나는 게 꿈이라며 너스레를 떨자 더욱 의기소침해진다. 그러던 중 파견직 여성 노동자 선화와 주성 사이에 모종의 기류가 흐르고, 대현은 경쟁자 선화에게 날을 곤두세운다. 헌데 선화는 이런 대현의 태도를 자신에게 보이는 관심이라 해석하고, 오해가 낳은 소동 끝에 셋 사이는 엉켜 버린다.
남성 공동체 내의 성적 소수자 이야기는 이제 그리 새롭지 않다. 남성 동성애자의 좌절된 욕망은 극중 대상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할지라도, 언젠가는 발화되어 관객들에게 이해받는다. 결혼을 생각하는 누나에게,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네덜란드에서 튤립이나 키우고 싶다며 웃는 대현을 담은 마지막 장면이 바로 그렇다.
<이크 하우 반 야우>에서 정작 흥미로운 인물은 선화다. 산업 사회에선 여성도 남성처럼 노동하며 삶을 꾸려야 한다. 허나 여전히 폭력적 이성애주의가 지배하는 공동체에서 그녀의 몸은 남성 유대 강화를 위해 공유되어야 할, 욕망의 대상일 뿐이다. 또, 그 자신 가부장적 이성애주의의 욕망에 갇히는 것 말고 달리 길이 보이지 않는 그녀에겐, 다른 욕망을 꿈꿀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크 하우 반 야우>가 남성 공동체의 여성 혐오를 효과적으로 재현하고 있다는 김지현 감독의 의견에 동의한다.

신은실/서울독립영화제201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