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디작은 하나의 물체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해외초청

다비드 베어벡 | Taiwan, Netherlands, Croatia | 2018 | Fiction | Color | DCP | 100 min (KN,E)

SYNOPSIS

한 사진작가가 타이페이의 밤 거리에서 어린 소녀의 사진을 찍는다. 이후, 사진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점점 그에게 떠오르기 시작하고,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 그 소녀의 존재와 한데 얽히게 되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녀의 모습에 투영하기 시작한다.

FESTIVAL & AWARDS

Korea Premiere

DIRECTOR
다비드 베어벡

다비드 베어벡

 

2004 < Beat >
2007 < Shanghai >
2009 < R U THERE >
2011 < Club Zeus >
2013 < How to Describe a Cloud >
2015 < FULL CONTACT > 

 

STAFF

연출 David VERBEEK
각본 David VERBEEK
제공 Canjune International Inc. (Taiwan)
제작 Flash Forward Entertainment (Taiwan)
공동제작 Nukleus Film (Croatia), JDP Croatia (Croatia), Lemming Film (Netherlands)
지원 Department of Cultural Affairs, Taipei City Government
총괄프로듀서 June WEN
프로듀서 Patrick Mao HUANG
공동프로듀서 Siniša JURIČIĆ, Leontine PETIT
촬영 Director of Photography Morgan KNIBBE
프로덕션 디자인 Klara MUCCI
의상 디자인 Klara MUCCI
편집 Luna LEE
사운드 디자인 Taco DRIJFHOUT
출연Lucia, Chen-Hung CHUNG, David VERBEEK, Klara MUCCI, Lisa LU

PROGRAM NOTE

차기 프로젝트 지원을 받기 위한 면접 자리에서 네덜란드 출신의 사진작가는 정작 자신의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 타이페이에서 촬영된 연을 든 소녀의 이미지에서부터 시작하려 한다는 말과 함께 영화는 사진 속 소녀의 이야기로 들어간다. 소녀는 자신의 절친인 하오하오가 뉴욕으로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슬픔에 잠긴다. 사진작가는 연을 날리던 소녀의 슬픈 얼굴을 포착하고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온 후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영화는 장소와 시간을 모조리 빨아들여 무화시켜버리는 블랙홀과 같은 서사 구조를 통해 주인공이 느끼는 ‘홀로 있음’의 감각을 신비하면서도 몽환적으로 그려낸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친구와의 이별은 작가에게 ‘외로움’이라는 삶의 영원한 난제를 처음 알려준 외상적 순간이 된 듯 하다. 작가의 사진은 도시의 다양한 구조물들이 만든 겹겹의 분할된 층위 속에 갇혀버린 밤의 사람들을 담아내며 고립의 감각을 보여준다. 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대만 민간 신앙 속 신과 영들의 근엄한 표정과 도시 뒷골목의 스산한 공포가 ‘홀로 있음’의 감각에 더해진다. 언제나 타지를 떠도는 작가는 ‘떠나보냄’의 아픔을 겪기보다 스스로가 ‘떠나는’ 사람이 되어 이별이 주는 외로움을 극복하려는 듯 보인다. 그럼에도 빛을 발하며 하늘 위로 날아오르는 연은 상심을 잊고자 하는 작가의 작은 바람처럼 보인다.

배주연 / 영화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