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의 눈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해외초청

쉬빙 | China | 2017 | Documentary | Color | DCP | 81min (KN, E)

SYNOPSIS

우리는 모두 하루에도 평균 300번 정도 감시 카메라에 찍힌다. 이 만물을 꿰뚫어 보는 ‘눈’은 젊은 여성 칭팅(‘잠자리’라는 뜻)이 절을 떠나 세속의 세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관찰한다. 그녀는 목장에서 일하는 기술자 커판과 사랑에 빠지고, 커판은 그녀를 위해 위법을 저지른다. 감옥에서 나온 커판은 청팅이 온라인에서 유명한 샤오샤오가 아닐까 생각한다.

DIRECTING INTENTION

나는 2013년부터 감시카메라 풋티지로 영화를 만들어보고자 했지만, 필요한 자료에 접근할 수 없었다. 그런데 2015년부터 중국의 감시카메라들은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에 연결되고 있다. 무수한 감시카메라 녹음파일들이 온라인에 스트리밍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잠자리의 눈>은 오늘날 현실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즉, 우리의 일상 생활에 숨겨진 “비가시적” 위기를 밝히고,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불가해한 사건들의 순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우리의 개인적 감성 속에 숨어있는 깨지기 쉬운 감정들을 반영하고 있으며, 어떻게 불안과 위험이 현대 삶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흐리게 만드는지 투영해낸다.

FESTIVAL & AWARDS

2017 제70회 로카르노영화제 국제비평가상, 에큐메니컬상 특별언급, 청년비평가상 3등상
2017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
2017 제36회 벤쿠버국제영화제
2017 제55회 뉴욕영화제
2017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2017 제18회 샌디에이고아시안국제영화제

DIRECTOR
쉬빙

쉬빙

STAFF

연출 XU Bing
제작 XU Bing, Matthieu Laclau, Yongming Zhai
각본 ZHAI Yongming, ZHANG Hanyi
편집 Matthieu Laclau, Wenchao Zhang
음악 Yoshihiro Hanno
음향 Danfeng Li

PROGRAM NOTE

중국현대미술의 거장 쉬빙이 선보이는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영상실험으로, 온라인에 공개된 수천 시간에 달하는 CCTV 영상을 짜집기 하고 가상의 내러티브를 구성해 영화적인 구성으로 완성했다. 승려가 되려던 칭 팅(잠자리)는 절의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는다며 속세에서 해탈을 구하기 위해 도시로 나온다.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생활고를 위해 일하던 칭 팅은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분위기에 지쳐 성형을 꿈꾼다. CCTV기술자로 그녀를 지켜보던 커 판은 칭 팅을 사랑하게 되지만 갑자기 사라진 그녀를 잊지 못하고 그녀를 찾아 다닌다. 몇 년이 지나고, 인터넷 방송으로 유명세를 탄 샤오샤오를 보면서 칭 팅이라고 확신하는 커 판은 결국 스스로 칭 팅이 되려고 한다.
몇 줄로 정리할 수 있는 스토리는 있지만, <잠자리의 눈>에서 스토리는 일종의 허구적 장치일 뿐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영상이 보여주는 새로운 영상언어의 형식과 문제의식이다.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고 ‘믿는’ CCTV 화면이 보여주는 것이 정말 실제인지, 그 현실이 정말 실제나 진실을 담아낸다고 확신할 수 있는 지의 인식론의 문제부터, 실제 일어난 현상들의 짜집기와 가상의 스토리가 결합해 영화적으로 체험하도록 하는 이 영상을 우리는 영화라고 볼 수 있는 지의 문제, 그리고 나아가 진실과 거짓,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향하게 한다. 기존의 개념이나 감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에 대한 쉬빙의 응답이자 도발적인 영상실험.

김영우 / 서울독립영화제2017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