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서 나는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장편)

공미연 | 2007|Documentary|DV|Color|87min 50sec | 관객상

SYNOPSIS

누구나 '전쟁에 반대한다'고 하지만 전쟁은 언제나 진행 중이며 우리는 전장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확실한 전장이라고 여기는 팔레스타인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이라크를 다녀온 파병군인들은 각자의 생활을 이야기 한다.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이 이어지지만 개개의 구체적인 경험이 만나고 중첩되는 지점이 드러난다.

DIRECTING INTENTION

내가 있는 곳이 전장이다. 그리고 내가 나아가고 있는 곳도 전장이다.
전장에서 전장으로.
군사적 폭력이 용인되는 그 현장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라. 이것은 저항의 주체로서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압도적인 군사력에 저항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이 저항은 '다음은 내 차례'라는 죽음의 공포와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 직 죽 지 않 았 다. 군사적 폭력에 저항할 가능성을 일상 속에서 우리의 가능성으로 사고 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살아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몫이다. 거대한 어떻게 손도 쓸 수 조차 없는- 전쟁에 오히려 내가 깊숙이 관여되어 있다면, 바로 내가 그 저항 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태',
인간이 더 이상 인간이 될 수 없는 전장이라는 표상...
이런 전장의 표상에 의해서 일상의 진부한 정경과 전장은 단절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망각과 침묵의 시작이다."
-도미야마 이치로
여기, 전장의 기억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이라는 곳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한국 땅에서 전장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외국으로 파병된 군인들 전장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침묵' 혹은 '떨림' '절망' 속에서 내 목소리를 발견할 때 나 역시 전장으로부터 도망 가지 않으리라.

FESTIVAL & AWARDS

2007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공미연

공미연

2001 <녹색발자국>

STAFF

연출 공미연
촬영 공미연
편집 공미연

PROGRAM NOTE

전쟁이 자국의 이윤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한 21세기에도 그치질 않을 것이다.
우리는 가끔씩 평화로운 일상으로 인해 전쟁을 특별한 지역이나 상황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여긴다. 감독은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와 한국 상황을 교차하면서 전쟁이 가진 일상성에 주목한다. 파병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때 시작한 작품으로 당위적인 목소리를 담기 보다는 오히려 파병부대원을 취재하고 직접 전쟁터로 찾아가 현장을 촬영하여 머릿속으로 상상한 전쟁이 아닌 구체적 일상에서 찾으려 한다. 그래서 팔레스타인 마을에서 보내는 하루가 너무 평온해 보이지만 생활 깊숙이 자리한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자이툰 부대와 멀리 아프카니스탄에 파병되었던 자원한 젊은 친구들의 인터뷰를 통해 전쟁터와 군대가 가진 속성을 분명하게 들을 수 있다. 총을 들고 군복을 입는 순간 인간이기를 포기하게 된다는 말은 전쟁이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이들의 인터뷰 속에 담겨있는 전쟁터와 한국 상황 그리고 공포와 일상에 대해 보는 이로 하여금 우리가 사는 현재에 대해 물음을 던지게 한다. 내레이션과 음악을 배제하고 이미지들의 교차와 현장음을 통해 의미를 증폭시키면서 인터뷰를 통해 긴장감을 살려주고 있다.

김태일 / 서울독립영화제200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