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아~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35mm 단편영화 특별전

강준원 | 2004 | Animation | 35mm | Color | 7min

SYNOPSIS

한 남자가 퇴근 후 집에 들어와 미뤄 둔 설거지를 보며 잠시 망설이지만 다시 흥겨운 음악에 맞춰 설거지를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귀찮고 하기 싫지만 누군가에게 떠넘길 수 없는 삶의 일부인 설거지를, 관심있게 비춰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04 제30회 서울독립영화제
2004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2004 제3회 미쟝센영화제
2004 프랑스 앙시 페스티벌
2004 브라질 아니마문디
2004 제6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04 제주트멍영화제
2004 대구단편영화제

DIRECTOR

강준원

2000 <아리랑>

STAFF

연출 강준원
배경 강준원, 이석기, 박형권
애니메이션 강준원, 권혁민, 정창호
음향 김수덕
음악 정수욱
기타연주 정수욱
색소폰연주 이인관
성우 강준원

PROGRAM NOTE

귀찮고 하기도 싫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설거지’. 하지만 그 귀찮은 ‘설거지’가 끝나야 우리의 삶을 유지하는 ‘먹는 것’ 역시 가능한 법이다. 제목부터 독특한 애니메이션 <정현아~>는 바로 이렇게 ‘설거지’라는 작은 ‘일상’을 통해 편리함과 자동화로 대변되는 현대 소비사회에서 자칫 지나치기 쉽지만 꼭 필요한 소소한 일상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무엇인가 거창하다거나 특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7분여의 상영시간 내내 그저 설거지하는 손만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전부니 말이다. 하지만 <정현아~>의 소박하고 단순한 이야기 속에는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고정관념을 깨고 주변의 사물들을 다시 보게 하는 신선함으로 가득하다. ‘즐겁게’ 설거지하는 남성의 투박한 손은 그 자체로 오랫동안 여성들이 전유물로 여겨져 온 가사노동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다. 그동안 많은 단편 애니메이션들이 현실과 대비되는 판타지로서의 기능에 충실한 가운데 오히려 쉽게 놓쳐왔던 일상의 작은 행위를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한 자체의 즐거움 역시 특별하다. 특히, 화면 가득 울려 퍼지는 경쾌한 음악은 ‘설거지’라는 단순한 행동을 어느 순간 흥겨운 유희로 바꾸어 놓는다. 이렇듯 작품 전반을 감싸 도는 경쾌함은 빛바랜 회색빛의 외롭고 우울한 일상을 일순간에 삶의 에너지로 충만한 경쾌한 일상으로 전환한다. 실사를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그리는 로토스코핑 방식과 3D, 2D, 페이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방식을 결합한 형식적 실험 역시 얼핏 소박해 보이는 이 작품에 특별한 개성을 부여한다. 작은 일상에서 찾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작품.

모은영/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