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단편경쟁

김창완 | 2008ⅠFictionⅠColorⅠHDⅠ16min 53sec

SYNOPSIS

한 가정 주부의 먹거리 스트레스가 그녀를 불안하게 한다.

DIRECTING INTENTION

불안은 육체를 잠식한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김창완

김창완

2004 < Nice Dream >
2004 < Smile for Me >
2005 < 통조림 좀 따주세요 >
2006 < 마른 하늘에 소낙비 >

STAFF

연출 김창완
제작 김민이
각본 김창완
촬영 김의관
편집 강석진, 김혜진
조명 김의관
미술 김하나
음향 이 섭, 이승태
음악 석연주
출연 황경, 곽병규, 구혜원, 함성민

PROGRAM NOTE

가족에게 좀 더 안전하고 영양가 있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한 주부들의 노력은 거의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녀 역시 가족의 먹거리 안전에 관한 한 이제는 어지간한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다. 유통기한, 산지 확인, 식재료의 색깔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날카로운 감식안과 정성스런 조리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른 저녁식사는 어지간한 사람 눈을 번쩍 뜨게 할 만큼 황홀한 만찬이다. 그런데 어느 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그녀의 정성이 가득 담긴 황홀한 만찬을 먹은 남편이 설사를 해대는 것이다. 아이들도 아프단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요리과정을 역추적해가는 그녀의 얼굴표정이 점점 기이하게 굳어가더니 그녀의 상상 속에서는 이 식재료가 가족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한편의 완벽한 음모론으로 재구성된다. 로맨틱한 분위기로 시작한 영화는 엄마의 분노와 좌절감이 편집증적으로 폭발하는 블랙 코미디로 막을 내리지만 끝내 코피를 터트리며 쓰러지는 가정주부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세계화라는 미명 하에 밥상 주권마저 포기해버린 현실에서 가족의 건강을 지켜야할 임무를 전적으로 떠맡게 된 주부들의 신경증과 공포를 영화는 매우 날카롭게 풍자한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부조리한 일상을 자기 몸속에 재치있게 새겨 넣은 영화 <주방>. 웃기고도 슬픈 영화다.

맹수진/서울독립영화제200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