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숨

본선 단편경쟁

채한영 | 2023 | Fiction | Color | DCP | 22min (E)

TIME TABLE
12.1(금) 20:10-21:36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KN, GV, 12
12.4(월) 14:30-15:56 CGV압구정(본관) 3관 E, KN, GV, 12
12.6(수) 13:30-14:56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KN, 12
SYNOPSIS

100일을 앞두고 연수와 헤어진 승연에게 아직 마음이 남은 연수가 찾아와 자신의 엄마를 만나러 가자고 한다.

DIRECTING INTENTION

성장기 아이들의 설렘과 공포를 함께 담아 보고자 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DIRECTOR
채한영

채한영

2015 사막 한 가운데서
2017 선아의 방
2019 보이는 어둠
2023 그 불빛을 보기 위해서

STAFF

연출채한영
제작 노희정
각본 채한영
촬영 이정훈
편집 원창재
조명 이의행
D.I 이정훈
녹음 김태휘
사운드 홍성준
출연 정민주, 윤성우, 한가빈, 장우빈

PROGRAM NOTE

남자친구는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자신을 만나 주지 않는 여자친구의 집에 와서 유리창에 돌을 던진다. 여자친구가 그때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냐고 묻자, 남자친구는 알았다는 뜻이었을 뿐 동의한 것이 아니었다고 반박한다.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에게 엄마의 무덤에 같이 가자고 한다. 남자친구가 건넨 편지에 마음이 약해진 건지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의 가족묘가 있는 묘지로 간다. 달은 떠 있지만 어두운 밤중이다. 여자친구는 무덤가에서 남자친구의 주머니에서 콘돔을 발견한다. 성관계에 대한 동의(consent)는 상대방의 적극적이고 명확한 동의 의사가 필요하고 자유롭게 동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어야 유효한 것이다. 막연한 암묵적 동의(네 말이 맞다는 agree)로는 불충분하며 상대가 힘이나 위계, 약물 등에 의해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건 동의가 아니라 성범죄가 된다. <차가운 숨>에는 쌍을 이루는 동의가 나온다. 남자친구는 헤어지겠다는 여자친구의 말에 동의(agree)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여자친구의 동의(consent)를 구하지 않고 콘돔을 준비해서 한밤중에 아무도 없는 묘지로 데려간다. 식구들이 없는 집에서 여자친구의 언니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 언니의 남자친구는 네가 나를 오라고 한 것은 같이 섹스하겠다는 것 아니었냐고 다그친다. 십대의 어느 시기에 관계 안에서 생기는 감정과 힘의 차이가 위계를 낳으며 의사 표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폭력이 행사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을 숨막히게 그려 낸 <차가운 숨>은 어느 순간이든지 동의와 거부가 표시되고 수용되어야 하며, 이러한 동의가 없는 연인 관계는 한밤중의 공포라는 것을 보여 준다. 한편 현실에서도 묘지에서 집까지 그 먼 길을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달려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도 가늠해 볼 일이다.

김미영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