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의 개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장편경쟁

김경묵 | 2008ⅠFictionⅠColor+B&WⅠHDⅠ61min

SYNOPSIS

‘그’는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다. 어느 날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는 듯한 느낌에 불안해진 그는 불현듯 밖으로 뛰쳐나간다. 홀린 듯 배회하던 그는 말하는 개를 만나고, 의문의 인물에게 쫓기던 중 들어간 옷 가게에서 여자로 변신한다. 이제 그는 달콤한 사랑을 꿈꾸지만 그것도 잠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만다. 그는 과연 목적하던 곳에 도착할 수 있을까? 서울의 초현실주의적인 여정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DIRECTING INTENTION

청계천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찢어지는 비명 속에 달콤한 멜로디도 들리고 굶주린 개가 짖는 소리도 들려온다.

FESTIVAL & AWARDS

2008 제2회 시네마디지털서울

DIRECTOR
김경묵

김경묵

2004 <나와 인형놀이>
2005 <내 안의 평안>
2005<암코양이들>
2005 <머리카락에 관한 기억>
2005 <얼굴없는 것들>

STAFF

연출 김경묵
제작 NOWHERE PRODUCTION
각본 김경묵
촬영 유일승
편집 김경묵
조명 서재경
미술 염고은
음향 이민희
출연 박지환

PROGRAM NOTE

영화는 떨어지는 자연의 폭포수를 바위에 앉아 바라보는 인어의 모습/그림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아름답고 달콤하지만, 결국 꿈이거나 환상이다. 절망 속에서 깨어난 한 남자는 여자의 옷으로 갈아입고, 여성의 목소리로 누군가와 은밀한 대화를 한다. 하지만 대화는 이어지지 못하고, 남자는 밖으로 나간다. 재개발 지역의 개는 자신을 풀어주면 두 눈을 주겠다고 말한다. 개를 구해주고 시력을 회복한 남자는 거리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은 찾지 말라”는 소년의 충고를 듣는다. 소년을 찾아 헤매다가, 어느 옷가게에서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은 남자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녀는 멋진 남자와 달콤한 사랑을 나누지만, 그녀의 행복한 순간은 무참히 깨어지고 불안하게 누군가에게 쫓긴다. 결국 그녀는 제복을 입고, 개의 가면을 쓴 남자에게 겁탈을 당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주인공은 남자가 되어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그가 겪었던 것은 꿈일까? 현실일까? 영화는 꿈과 현실, 육체와 영혼, 자연과 허위의 불일치와 가슴 아픈 충돌을 예리하게 담아낸다. 그리고 여성이 될 수도 없고, 남성으로 살 수도 없는 자아의 혼란을 보여준다. 김경묵 감독은 여성이 되려는 욕구를 가진 한 자아가 꿈과 현실을 오가면서 깨어져 나가는 모습을 흑백과 칼라를 교차시키며, 지독한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파고드는 새롭고도 신선한 영화를 선보인다. 또한 청계천의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물줄기처럼 가식적인 세계의 허상을 바라보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도시 속 영혼의 모습을 아름다우면서도 처절하게 도시 속 영혼의 모습을 아름다우면서도 처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08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