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삶의 현장

본선 단편경쟁

노유경 | 2022 | Animation | Color | DCP | 5min 26sec (E)

SYNOPSIS

힘들게 일만 하는 개미는 제대로 쉴 줄도 모른다. 삶에 지친 개미는 왜 살아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고 파랑새는 그를 위로하지만 금방 생을 다해 죽고 만다. 파랑새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개미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통 받는다. 그러다 새의 무덤에서 피어난 꽃에 작은 깨달음을 얻고 기왕이면 행복하게 살기로 결심한다.

DIRECTING INTENTION

살자니 힘들고 죽자니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기왕 살아 있는 것 행복한 게 이득이다! 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다른 분들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2 제24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22 서울인디애니페스트

DIRECTOR
노유경

노유경

STAFF

연출 노유경
제작 노유경
각본 노유경
편집 노유경
음악 유튜브 라이브러리
출연 노유경, 정성훈

PROGRAM NOTE

철학자 하이데거는 ‘피투(被投)되었다’ 즉 ‘던져졌다’고 표현했다. 그렇게 우리는 세상에 원하지 않은 조건으로 그저 태어나고 말았다.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존재할 수 있는 세계 중 최악의 세계에 말이다. 그런 세계에서 인간인지 인외의 존재인지 모를 이 영화의 주인공은 개미처럼 열심히 일만 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지쳐 자신이 왜 살아가고 있는지에 의문을 품으며 실의에 빠진다. 주인공 옆을 지켜 주던 파랑새는 그가 흘리는 눈물을 핥아 주며 위로해 준다. 하지만 파랑새도 곧 죽음을 맞이하고 주인공은 슬픔에 잠긴다. 결국 쾌락에 빠져 방탕하게 살던 주인공은 환상 속에서 이 세상 모든 생명체는 탄생과 죽음을 반복한다는 단순한 섭리를 깨닫게 된다. 그렇게 주인공은 심연에 빠져 스스로 품은 의문에 ‘행복’이라는 답을 얻는다.
<체험! 삶의 현장>은 다채롭고 미니멀한 이미지로 몽환적이고 기묘한 장면을 그려 내, 짧은 러닝타임에도 짙은 인상을 남기는 애니메이션이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들과는 상반되게 삶과 죽음이라는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간결하고 위트 있게 전달한다. 보통의 영화적 서사 구조보다는 연출자의 실제 경험에 기반해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서사 구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대부분의 자화상 같기도 하다. 영화는 그런 우리들에게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작은 용기를 쥐여 준다.

곽민승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