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삶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새로운선택 장편

이우정 | 2020 | Fiction | Color | DCP | 110min 36sec (E) | 새로운선택상

SYNOPSIS

18살 강이에게는 친구 소영과 아람이 전부다. 다른 곳으로,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던 강이는 친구들을 따라 집을 나선다. 셋은ᅠ낯선 곳에서 낯선 자신들을 마주하고, 셋의 관계에도 점차 균열이 생긴다. 하나로 뭉쳐 떠났던 셋은 서로에게 거리를 둔 채 집으로 돌아온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강이, 하지만 쉽지가 않다.

DIRECTING INTENTION

더 나아지기 위해서 우리는 기꺼이 더 나빠졌다.

FESTIVAL & AWARDS

2020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이우정

이우정

 

2009 개를 키워봐서 알아요 
2011 애드벌룬 
2013 서울연애 

 

STAFF

연출 이우정
제작 김형대
각본 이우정
촬영 이재우
편집 한영규
조명 이재건
음악 이민휘
출연 방민아, 한성민, 심달기

PROGRAM NOTE

임솔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최선의 삶>은 여고생 셋의 밀착된 관계로 시작된다. 반항적인 기질로 똘똘 뭉쳤지만, 쾌활함과 흥을 잃지 않는 그들이 어떤 연유로 가출을 결심하는지 영화는 자세히 일러 주지 않는다. 이들에게 닥친 상황들, 이들이 그에 반응하는 방식, 그리고 그 반응들의 연쇄로 이어지는 행로만이 나열된다. 우리는 초반 장면들의 이러한 흐름이 영화가 고집스럽게 밀고 가는 형식임을 이내 체감하게 된다. 인물들이 거듭하는 행동의 돌발성을 설명하려는 의지가 이 영화에는 없다. 대신, 세 인물의 내면과 이들의 관계를 흔드는 감정의 파고에만 영화의 몸체를 열어 두며 장면을 이어 붙인다. 이를테면, 영화는 우리가 인물들과 관련해 서사적으로 궁금해할 법한 상황들을 과감히 건너뛰곤 하는데, 그 공백들에 의해 인물들이 경험하는 감정의 거침없는 비약은 보는 이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설명할 필요가 없으므로 생략하는 게 아니라, 인물 자신조차도 설명할 수 없으므로 재현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 결과 이 영화는 서사 안에서 이해되는 인물의 구체성이 아니라, 그 서사에서 튕겨 나온 온갖 감정의 물질성에 더 사로잡힌 세계로 느껴진다. 날카롭게 칼날을 세우다가도 한순간 멍하게 텅 빈 얼굴은 이 영화의 인장과도 같은 표정이다. <최선의 삶>은 영화를 휘감는 괴물성과 관능성, 폭력성과 순정함, 무지와 영악함, 냉소와 열망을 위태롭게 공격적으로 펼쳐 놓을 뿐, 이해를 구할 생각 하나 없이 자신을 내던진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