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기억

본선 장편경쟁

안선경,장건재 | 2023 | Fiction | Color+B/W | DCP | 120min (E) World Premiere

TIME TABLE
12.2(토) 20:00-22:00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15
12.4(월) 11:10-13:10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15
12.7(목) 17:10-19:10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GV, 15
SYNOPSIS

연기 워크샵에 모인 배우들은 인물 만들기 수업을 하며 서로가 서로를 연기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는다. 금주와 동근, 민주는 세 사람이 한 팀을 이루고, 요선과 은경은 서로를 연기하며 한 팀을 이룬다. 이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자신이 맡은 인물의 ‘최초의 기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인물의 마음속에 가장 오래 간직한 기억, 인물의 무의식이 된 기억을 찾아내는 것이다. 강사는 그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영화에 담기로 한다. 배우들은 각자 자신이 연기할 공간을 찾아 떠나고, 동근과 금주는 민주의 고향인 무주군 무풍면으로 내려간다. 이들은 함께 무풍면을 여행하면서 각자 자신들의 유년을 떠올리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DIRECTING INTENTION

연기를 하는 원리는 관계를 맺는 원리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연기한다는 건 자신을 드러냄과 동시에 나와 타인의 관계 맺기다. 그래서 연기를 배우는 과정을 따라가면 자신의 마음속 두려움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는지 보인다. 본 영화는 연기 수업 중 하나인 인물 만들기를 주제로 해서 구상되었다. 이는 두 사람이 한 팀이 되어 서로를 모방하는 것인데, 상대를 연기함으로 인해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내가 상대가 되기 위해서는 나의 두려움을 버리고 상대에게 다가가야 하고 상대의 두려움을 바라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에 대해 가진 편견을 깨고 자신을 들여다봐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 과정을 영상화함으로써 삶의 보편적인 관계의 양상과 갈등을 보여 주고 싶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안선경

안선경

2013 파스카
2016 나의 연기 워크샵
2023 이 영화의 끝에서

장건재

장건재

2020 달이 지는 밤
2022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2023 한국이 싫어서

STAFF

연출 안선경, 장건재
제작 김우리
프로듀서 윤희영
각본 안선경, 장건재
촬영 장건재
편집 이연정, 안선경, 장건재
음악 성호준
출연 서동근, 이금주, 강민주, 백요선, 조은경, 엄선영, 강동윤, 박종환

PROGRAM NOTE

민주는 오랜만에 고향인 무풍을 찾았다. 곧이어 동료 금주와 동근이 합류하고 호의와 불안이 어린 서로 간의 탐색과 얼마간의 고백이 이어진다. 한편, 그곳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은경과 요선도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서사를 만든다. 관계의 기류와 저간의 사정이 진척되는가 싶을 때, 영화는 이것이 배우인 그들이 참여한 연기 워크숍의 일환으로 촬영한 영화 속 장면임을 밝힌다. 출연한 영화를 함께 보며 영화 속 자신과 영화 밖 자신이 얼마나 멀고 또 가까운지, 연기할 때 자기 안에서, 배우들 사이에서 무엇이 발생했는지에 관해 말하고, 듣고, 반응하고, 고심한다. 이제 워크숍의 마지막 과제인 모방 독백만이 남았다. 상대 배우 혹은 상대 캐릭터를 따라 하며 그 사람의 최초의 기억에 관해 자기 방식으로 독백을 해야 하는데 만만치가 않다. 모방의 대상은 상대 배우인가, 그 배우가 연기하는 극 중 인물인가, 둘 다 인가, 어느 쪽도 아닌가. 극 중 인물과 배우, 배우와 또 다른 배우는 어떻게 공존하는가, 공존해야만 하는가. <최초의 기억>은 실제로 연기 워크숍을 운영하며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진중하게 영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안선경 감독과 영화로 만난 사람의 역사를 다시금 영화의 세계 쪽으로 끌어당기는 데 관심을 두고 있는 장건재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연기라는 이 ‘하기’의 활동이 배우, 인물, 타인을 경유해 촉발되고 끝내 가닿고자 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어쩌면 지극히 구체적인 한 사람, 그 사람을 마주하는 과정 그 어디쯤일지도 모른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