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블랙 아이즈

장편 쇼케이스

김대현 | 2023 | Documentary | Color | DCP | 90min (E)

TIME TABLE
12.3(일) 13:20-14:50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GV, G
12.5(화) 12:00-13:30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GV, G
SYNOPSIS

1966년, 여고 3학년 드러머 키티(임준임)를 중심으로 걸밴드 ‘올스타즈’가 결성된다. 동남아시아 공연을 가는 줄만 알고 출국했던 이들은 포탄이 오가는 베트남의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공연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리더 키티는 1971년 방콕에서 5인조 걸밴드 ‘코리안 블랙 아이즈’를 결성하면서 베이루트를 중심으로 중동 전역에서 활동했고,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까지 활동의 폭을 넓힌다. 1973년 스페인에 진출하면서 클리프 리차드,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등과 콘서트 투어를 함께했다. 포르투갈에서 현지 프로듀서의 제안으로 음반을 취입했지만 군사혁명이 일어나면서 급히 탈출해야 했다. 베트남, 레바논 등 가는 곳마다 현대역사의 현장과 조우한다. ABBA를 발굴했던 스웨덴 매니저의 제안으로 1975년 북유럽에 진출한 코리안 블랙 아이즈. 10년의 시간 동안 세계를 유랑했던 음악적 노마드. 다섯 명의 노마드들은 이후 어떤 선택을 했고 어디에 살고 있을까?

DIRECTING INTENTION

‘시스터즈’의 시대였던 1960년대, 7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단순히 ‘걸그룹’에 그치지 않고 ‘걸밴드’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여성 음악인들이 있었다. 이들 역시 ‘먹고살기 위해’ 미군부대 클럽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월남’을 비롯한 아시아에 진출했다. 이 중에는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실력을 인정받아 대륙을 넘나들며 활동했던 걸밴드가 있었다.
‘다방의 푸른꿈’ 제작 과정에서 김시스터즈같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룹이 아니어도 많은 여성 음악인들이 활동했음을 알게 됐고, 수년을 기다려 ‘코리안 블랙 아이즈’ 멤버들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 대중음악의 역사에 한 줄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이 여성 음악인들의 여정을 함께 되돌아 보고자 한다.

FESTIVAL & AWARDS

2023년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DIRECTOR
김대현

김대현

2015 다방의 푸른 꿈
2022 정돌이
2023 첫 변론

STAFF

연출 김대현
제작 김대현
각본 김대현
촬영 오태승
편집 조연수
조명 오태승
출연 키티준임

PROGRAM NOTE

<코리안 블랙 아이즈>는 걸밴드 ‘올스타즈’와 ‘코리안 블랙 아이즈’의 드러머였던 키티를 중심으로 한국 대중음악 씬의 ‘디아스포라史’라고 할 만한 음악가의 여정을 다룬다. 1966년 고3이던 키티는 ‘올스타즈’를 결성해 미8군 부대 공연에서 데뷔한다. 이후 단순 동남아 공연인 줄 알고 떠난 곳은 전쟁이 한창이던 베트남이었다. 베트남 활동을 끝으로 멤버들은 흩어지고 키티는 새로운 그룹 ‘코리안 블랙 아이즈’를 결성해 태국, 중동, 아프리카, 스페인, 스웨덴으로 진출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저마다의 사정으로 모두가 떠난 뒤 키티는 영국으로 건너가 홀로 드러머로 활동한다. 영화는 현재의 시점에서 두 그룹 멤버들의 과거 기억을 소환한다. 이 과정에서 당시 한국 대중음악 내 미군 부대의 영향력, 열악했던 한국 대중음악계의 상황, 그리고 88서울올림픽의 주제가를 불렀던 코리아나의 숨겨진 히스토리까지 엿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영화는 한국의 여성 음악가들이 어떤 이유에서 동남아시아와 중동, 유럽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 준다. 이들은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걸밴드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과 타자화하는 시선, 결혼, 출산과 활동을 둘러싼 갈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젊은 아시아 여성들에 대한 편견 등을 마주하며 그 시간을 보내야 했던 이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좌절하기보다 자신들의 삶과 음악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통해 희망을 노래하고자 한다.

배주연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