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제 4도크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31회)

본선경쟁(단편)

이유림 | 2004 | Fiction | DV | Color | 17min 20sec | 특별언급

SYNOPSIS

새벽에 아내 몰래 집을 나와 파업 중 자살한 지회장을 만나러 갔던 한 남자가 크레인 제 4도크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남편의 동료들은 남편이 자살한 것이며 지회장의 죽음으로 괴로워 했다고 말한다. 이런 동료들에게 아내는 분노하며 그것은 사고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같은 날, 회사와 노조는 남편의 죽음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려고 하고 아내는 회사와 노조에게서 각기 남편의 장례식 절차와 관련한 합의서 제안을 동시에 받는다.
남편이 죽은 그 다음날, 아내의 손에는 두 개의 합의서가 들려져있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버렸다고 믿고 싶지 않아 한다

DIRECTING INTENTION

자신의 존재를 오직 가족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는 30대 후반의 아내. 만약 그 가족이 사라진다면 그녀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아내는 살기 위해 모든걸 부인한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그녀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FESTIVAL & AWARDS

2005 제9회 인권영화제
2005 제5회 퍼블릭 액세스 시민영상제
2005 제4회 장르의 상상력전 미쟝센단편영화제

DIRECTOR
이유림

이유림

2004 <유서>
2004 <거침없이, 해피엔드>

STAFF

연출 이유림
제작 박혜진
각본 이유림
촬영 유혜민
편집 이유림
조명 정겨운
음향 최고은, 강산
출연 문형주, 한재연

PROGRAM NOTE

노동자의 죽음은 계급투쟁이 벌어지는 공적 영역의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노조에게 그의 죽음은 살아남은 자들의 가열찬 투쟁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이지만 사측에게는 가급적 그 의미를 축소해 쟁점화될 노동자들의 투쟁의 불꽃을 사그라뜨려야만 하는 민감한 정치적 사건이다. 그러나 과연 사적 영역에서 노동자의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 남겨진 가족에게 노동자의 죽음은 무엇이었을까? 이 영화는 지금까지 좀처럼 다뤄지지 않았던 노동자의 죽음의 사적인 의미를 묻는다. 노동자 남편의 죽음. 아내는 남편의 자살을 받아들일 수 없다. 노사 양측으로부터 남편의 죽음을 두고 거래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나는 니하고 우리 아 밖에 없다”며 자신의 살 속을 파고들던 남편의 자살을 인정할 수 없는 그녀는 부득불 남편의 죽음이 사고사라 우긴다. 골목길을 나서는 그녀의 손에 들려진 봉투에 어느 쪽에 건네줄 합의서가 들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녀의 선택이 무엇이든 그 누구도 그녀의 결정을 비난하지는 못할 것이다. 전지적 관찰자의 위치에서 영화 속 다른 인물들이 보지 못한 그녀의 마음을 지켜본 관객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맹수진 / 서울독립영화제200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