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스

새로운선택 단편

배두호 | 2022 | Animation | Color | DCP | 5min 34sec (K, E)

SYNOPSIS

사막에서 무언가 소중한 걸 잃어버린 두 사람은 시간 속에 갇혀 길을 헤맨다. 그들은 잃어버린 것을 찾을 수 있을까?

DIRECTING INTENTION

가끔 이유 없는 외로움에 고독하고,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끊임없이 삶의 의미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이 순간에도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인류의 전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FESTIVAL & AWARDS

2022 제20회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DIRECTOR
배두호

배두호

2008 몽상

STAFF

연출 배두호
제작 배두호
각본 배두호
촬영 배두호
조명 배두호
편집 배두호
음악 배두호
미술 배두호

PROGRAM NOTE

가볍지 않은 주제인 시간, 기억, 망각, 존재에 대한 사유로 우리를 던져 놓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의 제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시간의 신 크로노스(Chronos, Χρόνος)는 연대기(chronicle)의 어원이듯, 흐르는 시간을 뜻한다. 그렇듯이 이 영화는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하는 이미지로 가득하다. 오랜 시간 바람에 의해 모래가 쌓여 형성되는 모래언덕 사구(dune), 모래시계, 낮과 밤 등 자연현상뿐 아니라 이 시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인 인간……. 그 인간에게 기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우리는 소중한 것,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고자 그 이름을 반복해서 되뇌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은 우리를 덮쳐 버리고, 내가 되돌리려 하는 관계를 늪에 빠뜨린다.
보르헤스의 단편 「기억의 천재 푸네스」는 낙마 사고 이후 비상한 기억을 갖게 된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푸네스는 매 순간 다르게 펼쳐지는 온갖 감각을 기억할 수밖에 없기에 자신의 기억력을 쓰레기 하치장 같다고 여긴다. 그렇다면 끝없이 흐르는 시간 가운데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망각 능력이야말로 축복이 아닐까, 라는 역설로 이 영화를 해석할 수도 있겠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Let bygones be bygones)……. 어쩌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망각함으로써 기억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수정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