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소년들 중국에 가다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5회)

현실과 판타지

변재성 | 6mm | 칼라 | 35분 | 1999년

SYNOPSIS

카메라는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국경도시 도문시와 연길시 그리고 요녕성의 심양 등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탈북어린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생활과 새로운 세계에서 느끼는 생각을 담는다. 겨울이 되면서 두만강을 건너 되돌아가는 어린이들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DIRECTOR

변재성





프로그램 노트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나라는 북한일 것이다. 그 누구도 쉽게 대적하지 못하는 지구촌 강대국 미국과 서슴없이 싸우고, 협상하고 요구하고 있기도 하며, 위기 의식과 긴장감이 맴도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와 가장 가까운 곳에 또 하나의 국가가 있다. 한 형제라고 말하는 남한과 북한은 서로 맺고 맺힌 골이 반세기가 넘게 깊게 파이고 있다. 그러기에 서로의 단점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크나큰 부담을 지닐 수 밖에 없다. 작품은 그런 객관적 환경 속에서 사회적인 문제 접근보다는 개인적으로 갖는 작은 연민과 안타까움을 던지고 있다. 북한이 식량난으로 허덕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언론의 보도 뿐만 아니라 다른 통로에서 진행된 실태조사는 그것을 확인하게 해 준다. 식량부족과 질병에 대한 남쪽의 입장은 다양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어떤 명확한 입장에 서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입장을 분명히 이야기하기 보다는 살아가기 위해 두만강을 건너 다니는 소년들을 따라 간다. 그들이 국경지대에 벌이고 있는 구걸 생활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소년들은 이곳 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카메라 역시 하나의 장소에 머무르기 보다는 다양한 장소로 이동하며 소년들을 만난다. 카메라를 드는 것 자체가 위험스러운 상황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방법인 것 같다. 그 곳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돈맛'을 알고 있다. 점점 그 맛을 탐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또래 남한의 소년들보다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 것이 더욱 성숙해 보인다. 힘겨운 생활 속으로 먼저 들어간 탓일까? 감독은 흔히 갖는 동정적인 시선이나 우월감에 싸이기 보다는 담담하게 아이들에게 말을 걸어본다. 이 말걸기를 통해 아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꺼내려고 한다. 왜 목숨까지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위험한 두만강을 건너려고 하는가를. 그리고 얼마나 북한의 식량난이 어려운지를. 어떤 평가보다는 사실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유일한 평가는 생활에 찌들어 가는 소년들에 대한 연민의 음악과 또 다시 위험스러운 두만강을 건너려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일 것이다.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