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오프

단편 쇼케이스

강상우 | 2022 | Documentary | Color | DCP | 19min (K, E)

SYNOPSIS

1985년, 자취를 감춘 한 작가의 소설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식 출간된다. 작가가 월북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정부는 책을 압수하지만, 출판사는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 끝에 복간에 성공한다. 20년 뒤, 소설의 저작권을 주장하는 이가 평양에 나타나고, 출판사 사람들은 그를 만나러 개성으로 향한다. 남북 최초의 저작권 협상.

DIRECTING INTENTION

책 뒤 페이지에 남겨진 이야기들.

FESTIVAL & AWARDS

2022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DIRECTOR
강상우

강상우

2019 김군

STAFF

연출 강상우
제작사 1011 필름
촬영 강상우, 김동현, 한선희
편집 강상우, 김동현
음악 한동훈
CG 김상현
타이틀디자인 김상현
출연 김영종, 강맑실, 정한성, 김태희, 명연파, 황수경, 김한영, 강영주, 신동호, 최재봉, 안석희, 신연숙, 박인제

PROGRAM NOTE

1980년대 격변의 현대사에서 민주화를 열망하는 각계는 각자의 방식으로 권력과 맞섰다. 당시 사회과학 서적은 모순을 격파하고 진실을 찾고자 했던 이들의 이념적 해방구이자 도구였다. 누군가는 구속을 각오하고 불온한 책들을 출판해야 했다. 1982년 설립한 사계절출판사도 그중 하나. 1985년 출판사는 남북 문화 교류 분위기 속에서 오랫동안 금서로 묶여 있던 벽초 홍명희 선생의 역작 『임꺽정』을 출간하는 사건을 벌인다. 예상대로 세상이 떠들썩하게 반응했다. 정부는 갖은 방법으로 막으려 했고, 출판사는 최선을 다해 문학의 봉인을 해제하고자 노력했으며, 여기에 대중은 열렬한 호응을 보낸다. 출판사는 책의 재판을 거듭하며 저작권 문제를 숙원의 과제로 가져간다. 정부에 보낸 공식 요청은 거절되고 북을 향해 보낸 편지는 회신이 없다. 시간이 흘러, 마침내 2005년 20년 만에 육로를 통해 남과 북의 저작권 관계자가 만나 타결에 이르기까지, 월북 작가의 소설 『임꺽정』은 텍스트 내의 혁명성뿐만 아니라 분단된 남북의 현재적 처지를 상징하는 화두로서 뜨거웠다. 다큐멘터리 <페이오프>는 금서 출간에 참여했던 인물의 기억을 모으고 푸티지 영상을 재배치함으로써, 종이의 힘으로 한 시대에 조력하고자 했던 기획자들의 용기와 노력을 짧지만 강렬하게 응축하고 있다. 2022년 지금, 사계절출판사와 『임꺽정』을 둘러싼 남북 간의 협상이 다시 꿈처럼 아득해졌다. 갚지 못한 역사의 ‘페이오프’가 여전히 쌓이고 있다.

김동현 / 서울독립영화제2022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