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신도시의 초대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31회)

본선경쟁(중편)

박경근 | 2005 | Documentary | DV | Color | 53min

SYNOPSIS

경기도 평택시엔 거대한 미군기지 2개가 있다. 2007년 까지 평택의 미군기지는 확장될 계획이며 그러면 평택은 동아시아 최대의 미국 군사도시가 된다. 과거 평택농민들의 땅은 일본군과 미군에게 차례로 빼앗겼으며 미군기지 옆에 사는 평택농민들은 아직도 공해 등 열약한 환경에 살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이번엔 기지 확장을 막고 고향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조직화 하여 기지 확장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군을 상대로 장사하는 상인들은 기지 확장을 찬성함으로 상인들과 농민들 간의 갈등이 벌어진다. 영화는 감독의 개인적 관점으로 미군기지 주변 마을의 풍경과 주민들의 삶을 그리며 냉전논리가 정치담론에 지속되는 한 나라의 시골마을풍경과 주민들의 증언 안에 숨어있는 역사와 기억은 무엇인지 질문 한다. 이라크 분쟁이 지속되는 2005년, 미군의 존재와 정책방침의 실행과정은 한국 평택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DIRECTING INTENTION

세계화 또는 지구화의 조건이 국가권력의 쇠약을 뜻한다면 국가권력의 직접적인 형상인 군사력의 또 다른 조건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그 조건은 군사기지 주변의 물리적 피해와 풍경이 그곳에 사는 이들과 그 자손들의 심리와 기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는 불가능하다. 조금 더 낳은 풍경의 묘사는 시각적 피상과 익숙한 이야기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형식적 고민을 통하여 가능하다. 문제해결의 첫 단추는 상황의 창조적인 묘사이기 때문이다.

FESTIVAL & AWARDS

Korea Premiere

DIRECTOR
박경근

박경근

 

STAFF

연출 박경근
제작 박경근
각본 박경근
촬영 박경근, 김지혜, 송태경
편집 박경근
음향 박경근, 이시준

PROGRAM NOTE

언론에서 평택시의 미군기지 확장에 대한 이러저러한 얘기는 익숙한 듯하다. 하지만 평택시의 풍경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우리는 모른다. <평화로운 신도시의 초대>는 평택시의 사람들과 그들이 살아가는 터전 속으로 들어간다. 평온한 논밭에 미군 비행기의 굉음이 침입하고, 천진한 아이들의 그림 속에 거대한 미국 기지가 괴물처럼 그려져 있어도, 그곳에서 가족을 이루고 땅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그저 평생을 살아온 나의 터전 일뿐이다. 또다시 이방인으로 몰려 내 집에서 쫓겨나야 하는 사람들은 한숨 쉬며 이곳에 자리를 잡기까지 지나간 세월의 험난함을, 억울함을 얘기한다. <평화로운 신도시의 초대>는 민감한 문제를 카메라에 담으면서도, 그것을 뜨거운 논쟁으로 끌고 가지 않는다. 그저 감독은 자신이 본 평택을 말하고 사람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며 평택의 풍경을, 사람들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 점이 이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미덕이다. 미군 기지가 들어서는 데에 대한 찬반 의견을 따라가기 보다는 그들의 생활 속에서 미국 기지를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간다. 우리는 거기에서 무엇을 지켜내야 하는 지를 조용하지만 힘 있는 외침을 듣는다. 

함주리 / 서울독립영화제200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