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레인코끼리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단편경쟁

정지숙 | 2008ⅠAnimationⅠColorⅠBeta(DV)Ⅰ8min

SYNOPSIS

평화롭던 마을에 어느날 거대한 기계들이 몰려와 마을의 숲을 파괴한다. 문명이라곤 접해보지못한 원주민들은 공사장으로, 숲속의 나무들과 동물들은 현대사회의 놀이개로 전략해버린다. 숲을파괴한거대한 포크레인 조차도 코끼리로 착각하는 순수한 소년에게 인간들의 무분별한 발전은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까..

DIRECTING INTENTION

창조하고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삶이 추락하고 있는지 상승하고 있는지에 관심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근본을 연구하고 보존하지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정지숙

정지숙

2003 <화면을 제자리에>
2005 <깐의 꿈>
2006 <물의 표정>
2006 <파란유리새>
2007 <나무물고기>
2007 <고래의 꿈>
2007 <공무도하가>
2008 <검은무지개>
2008 <금지된 장난>

STAFF

연출 정지숙
제작 정지숙
각본 정지숙
촬영 정지숙
편집 정지숙
조명 정지숙
미술 정지숙
음향 국악그룹 ‘공명‘ 협찬

PROGRAM NOTE

마치 동화책을 읽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약간은 몽환적이고, 음율적이면서 슬픈 동화책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며, 오히려 우리는 그 코끼리가 어딘가에는 살고 있었으면 하는 마음조차 생길지 모른다. 밝고 뚜렷한 이미지들과 음악이 가져오는 몽롱한 느낌의, 마치 꿈속의 이야기를 하는 듯한 애니메이션이다.
코끼리를 타고 놀던 순수한 소년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커다란 코끼리, 포크레인에 타 있다. 날이 밝아 눈을 뜨면, 서커스단의 단장은 채찍을 휘두르고, ‘나는 무얼 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지만, 소년은 포크레인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우리의 가슴은 순수했지만, 우리의 생각은 수많은 생명에게 상처를 주었지.’라고 작가는 꼬집는다. 바로 아무것도 모르는 척 대답을 회피한 채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을 말이다. 순수하다는 말로 얼마나 많은 것들이 생명을 잃어가는 것을 외면해왔던가.
어디를 가나 세상은 공사 중이다. 아파트 공사장 위로 길게길게 하늘을 향해 코를 뻗은 포크레인이 보인다. 높이높이 올라만 가는 고층 빌딩의 옆에도 포크레인은 있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지만, 그와 함께 무엇인가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사 중인 건물들 사이에서 ‘이미 잘못된 길로 들어선 우리.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될 거야.’라는 감독의 한 마디를 떠올린다면 언젠가 올지도 모를 황폐한 미래를 생각하며, 몸서리칠 수도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감독은 우리들 가슴 속에 있는 ‘파란 하늘’을 알고 있다. 감독만이 이러한 현실에 눈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순수한 소년도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고, 파란 하늘을 담고 있는 사람들은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고 있다. 이것이 감독이 우리에게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까. 꾸준히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정지숙 감독의 신작 <포크레인 코끼리>는 파괴되어 가는 자연에 대한 감독의 아픔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최유진/서울독립영화제2008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