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침묵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특별초청 단편

김효미 | 2016 | Animation | Color | DCP | 13min 23sec

SYNOPSIS

겨울 방학이 끝나는 개학날 미주는 생일파티에 친구들을 초대한다. 하지만 친구들은 현지네 강아지 두부를 보러 가버린다. 앙심을 품은 미주는 강아지 두부를 훔쳐 인적 드문 골목길에 버린다.

DIRECTING INTENTION

누구 탓도 하고 싶지 않다.

FESTIVAL & AWARDS

2016 제40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2016 제18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16 제11회 Anim’est International Animation Film Festival Special Mention of the jury
2016 제23회 International Animated Film Festival Animations
2016 Manchester Animation Festival

DIRECTOR
김효미

김효미

2012 <안녕, 엄마>

STAFF

연출 김효미
각본 김효미
편집 김효미
음악 유동혁
성우 고유미

PROGRAM NOTE

우리는 관객으로서 이 사건의 전말을 지켜본 목격자이다. 미주가 어떻게 친구의 강아지 두부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그 사체를 유기하였는지 지켜보았다. 사건의 전체를 따라가면서 누군가는 미주를 변호하고, 누군가는 미주를 비난할 테다. 그러면서 다수는 미주가 이 사건을 어떻게 변명하려는지 가늠하였을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생일 파티를 하고 싶었을 뿐이예요. 내 생일이었다고요. 그런데 친구들은 모두 강아지 두부에게만 관심을 가졌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 어울렸던 내 친구들이었단 말이예요. 두부가 죽을 줄은 몰랐어요. 잠깐 골탕을 먹이고 싶었을 따름이라고요. 두부가 자기 집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저를 따라 왔어요. 그냥 모든 걸 제 자리로 돌려놓고 싶었는데, 모든 게 꼬이고 말았어요. 내가 일부러 두부를 죽인 게 아니라고요. 저도 괴로워요!”
우리는 미주가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알고,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도 안다. 고의로 두부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미주가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건이 흘러가 버렸다는 것도 안다. 우리는 이 모든 걸 지켜봤으면서도, 결국 미주가 잘못을 고백하거나 제3의 목격자가 고발하지 않는다면 진실은 영원히 눈 속에 묻혀버릴 거라는 것도 안다. 그리고 미주가 얼마나 외로운 아이인 줄도 알지만, 그 외로움이 모든 걸 용서해주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침묵하는 한, 우리는 공범이거나 방조자가 된다는 것도 안다.

나호원 / 애니메이션 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