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

본선 장편경쟁

박홍준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03min (E) | 최우수작품상, 독립스타상-김도영

TIME TABLE
12.1(금) 12:10-13:53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12
12.3(일) 15:50-17:33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12
12.6(수) 15:00-16:43 CGV압구정(본관) 3관 E, 12
SYNOPSIS

한양중공업의 입사 4년 차 대리 강준희는 인사팀으로 발령을 받는다. 수주 절벽을 맞이한 조선소. 회사 채권단으로부터 구조조정 지시가 인사팀으로 내려온다. 하고 싶진 않지만,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라 생각하는 인사팀 직원들. 인사팀은 구조조정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잡음 없이 끝내기 위한 작업을 한다. 회사의 입맛에 맞는 근로자 측 대표를 선출하고,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고 대상자 선발 기준을 세우고자 한다. 이런 회사의 습성을 잘 아는, 소위 블랙리스트에 오른 직원 몇몇이 중심이 되어, 회사의 행보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다. 하지만 큰 위협이 되지 못한 채, 결국 구조조정은 시작되는데...

DIRECTING INTENTION

기업에서 구조조정을 시행하면, 외부에선 노-사 간의 갈등이 생기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의 시점은 다르다. 명령을 내린 주체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선 채 지켜볼 뿐, 결국엔 노동자들 간의 갈등만이 생길 뿐이다. 각각의 위치와 역할에 따라, 그저 최선을 다해 살 뿐인 각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다. 그 후에 남는 것이라곤 산산이 조각나 버린 직원들 간의 유대와 살아남았다는 일말의 안도감뿐이다.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자본의 거대한 힘 앞에서 노동자들은 다양한 형태로 패배하게 된다. 노동 문제를 다루는 이야기들은, 주로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싸우는 형태로 그려져 왔다. 그렇다면 구조조정의 실행자로서, 그저 자신의 해야 할 일을 할 뿐인, 인사팀 노동자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구조조정 과정을 둘러싼 다양한 층위의 인물들을 통해, 우리 시대 노동 환경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플러스엠상, 올해의배우상

DIRECTOR
박홍준

박홍준

2017 이삿날

STAFF

연출 박홍준
제작 이은
프로듀서 황순상
각본 박홍준
촬영 최창환
편집 조현주
조명 이정훈
음악 임민주
미술 강다영
출연 장성범

PROGRAM NOTE

지방의 중소 중공업 4년 차 대리 준희(장성범). 인사팀으로 발령을 받자마자 회사 채권단으로부터 구조조정을 위한 해고 대상자 명단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는다. 준희를 포함한 인사 팀원들은 이와 관련한 본인의 입장과 무관하게 그저 제 앞의 일을 묵묵히 수행할 뿐이다. 하지만 일이 진행될수록, 미처 알지 못했던 저마다의 사정이 드러날수록, 준희는 자신의 일이, 일하는 자신이 자꾸만 초라하고 부끄러워진다. <해야 할 일>은 정리해고라는 매서운 칼끝이 노동자들 사이의 반목과 불신, 긴장과 갈등의 심화에 가 있음을 정확히 직시한다. 동시에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는지를 구체적인 상황과 그 점진적 진행으로 조목조목 따져 나간다. 영화는 갈등의 양상을 노사의 문제로 한정 짓지 않으며, 대립의 극렬성만을 주목할 생각 또한 없다. 대신 부서와 업무, 직급과 연차, 학력과 성별, 처지와 입장 간의 미묘하고도 뚜렷한 차이에 주목하고 그로 인해 노동자들이 갖게 되는 복잡하고 애매한 감정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그런 만큼 여러 인물 군상을 균형감 있게 그리는 데도 공을 들였다. 실제 노동 현장의 속사정을 성실하게 조사하고 연구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장면들이 꽤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박홍준 감독이 실제로 영화 속 상황과 유사한 일을 겪으며 갖게 된 문제의식이 영화로 옮겨졌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 내면에 이는 혼란을 과장됨 없이 담담하고 담백하게 표현하면서도 드라마의 장악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 준희 역의 배우 장성범의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