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인생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단편경쟁

최창환 | 2008ⅠFictionⅠB&WⅠHDⅠ36min 40sec

SYNOPSIS

인혁과 중국동포인 갑보는 건설일용노동자다.
용역회사에서 일을 소개받아 갑보와 아파트현장에서 일을 하던 중
머리위로 쏟아지는 돌 무더기를 맞고 두 사람은 경미하게 다친다.

DIRECTING INTENTION

보편의 삶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소외된 사람들의 서글픈 현실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어 있는 이기주의와 자기 자신 의지와 상관없이 물질과 권력에 휘둘리는 가난한 사람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최창환

최창환

2002 <마부 노바스코시아>
2006 <이만원>

STAFF

연출 최창환
제작 최창환
각본 최창환
편집 최창환
음악 최창환
촬영 김홍완
프로듀서 이호발
동시녹음 이진훈,손명호
연출부 양정미
스크립터 배혜정
촬영보조 유후상
의상 정주현
출연 박일용, 이철진, 황현식, 이민철, 이호발, 김형준

PROGRAM NOTE

용역사무실에서 만나 건설현장에서 같은 일을 하게 되며 친해진 인혁과 조선족 갑보씨는 회사의 실수로 포크레인 사고를 당한다. 팔이 부러진 인혁과 이마를 꿰맨 갑보씨. 아무 일 없는 듯 넘어가려는 회사와 용역사무실의 모습에 화가 난 인혁은 너무 한 거 아니냐며 일을 못하겠다고 덤빈다. 회사는 일이 커질까봐 열흘 치 일당을 미리주고 인혁을 달래지만 불법체류중인 조선족이라 일이 커져봐야 아무런 법적인 보장을 받지 못하는 갑보씨에게는 계속 일을 나오라고 한다. 인혁은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에 갑보씨에게 돈을 나누어주지만 뼈 부러진데 사골이 좋다고 고아먹으라며 받지 않는다. <호명인생>은 용역사무실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려야지 일을 나갈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다. 일을 나가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는 인혁과 갑보씨는 당장 내일이 불안한 사람들인데 다치기까지 해 더 이상 이름이 불리어지지 않을지도 모를 상황이지만 늘상 그들의 이름을 물건 사듯 불러대는 회사와 용역은 정작 그들에게는 관심조차 없다. 본의 아니게 사회의 중심에서 밀려나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호명인생>은 그들의 이름이란 그저 건강한 상태의 몸이 필요한 인력시장에서만 불리어질 뿐이고, 인혁과 갑보씨처럼 같은 처지의 사이조차도 눈앞의 현실에 의해 얼마나 쉽게 스스로 외면해버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살다보면 자신조차 몰랐던 자신의 현실과 모습이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힘들게 꾹 참아왔던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순간이 있다. 용역사무실을 나서면 누구도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인혁이 기거하는 작은 골방 한켠에 있는 냄비. 사골 뼈조차 들어가지 않는 작은 냄비의 뚜껑이 닫히지 않는 순간 터지는 그의 울음에는 너무 많은 것이 담겨있다.

박광수/서울독립영화제200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