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백질

본선 단편경쟁

김웅용 | 2023 | Documentary, Experimental | B/W | DCP | 15min (KN, E)

TIME TABLE
12.1(금) 20:10-21:36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KN, GV, 12
12.4(월) 14:30-15:56 CGV압구정(본관) 3관 E, KN, GV, 12
12.6(수) 13:30-14:56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KN, 12
SYNOPSIS

집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그들이 살았던 곳을 떠올리며 다시 살아갈 곳을 만들어 간다. 그 기억이 몸이 되고 몸은 집이 되어 간다. 그곳에서 영화를 찍으면서 알지 못했던 누군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1986년에 목동에서 움막을 짓고 살던 사람들은 대규모 아파트 준공으로 집을 잃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같은 곳에서 일을 하며 만난 필리핀 이주 노동자들을 만났을 때 집을 잃고 떠나야 했던 그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다고 생각했다. 집도 그들도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 간다. 그들에게 집은 그립고도 무서운 곳이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3회 서울국제대안영상페스티벌

DIRECTOR
김웅용

김웅용

2018 밤과 안개
2019 웨이크
2023 이름 없는 머리

STAFF

연출김웅용
제작 김웅용
각본 김웅용
촬영 김웅용
편집 김웅용
조명 김웅용
음악 김웅용
미술 김웅용
출연 로날드 마파예, 제롬 루카스, 파티오 아벨라 노레

PROGRAM NOTE

정미(임채영)는 주민센터의 행정사무원이다. 무언가 걱정에 빠진 듯 차 안에 앉아 멍하니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갑자기 차 안으로 들어온 선배가 “아동학대다 뭐다 요즘 말들이 많아서...“ 요지의 말을 한다. 이어 정미 혼자 장기 결석 아동을 확인하러 가는 걸 보니 그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듯하다. 아니나 달라, 유령의 집에 버금가는 맨션에 들어가 남매가 살고 있는 집을 확인하는데 부모님 어디 있느냐고 물으니 첫째 아들이 “어둠 속에 가라앉았어요.”라고 밑도 끝도 없는 말을 한다. 그러면서 안방의 장판을 걷어 보여 주는데, 맨홀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홀>은 기본적으로 ‘텅 빈 굴(空洞)’로 존재하는 맨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끝까지 숨기며 관객의 숨을 조이는 공포물의 문법을 취한다. 흥미로운 건 방치된 아동 실태를 배경으로 하면서 정미로 대변되는 공무원의 시점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업무는 막중한 책임감을 전제함에도 요식적으로 이뤄지고 또한,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함에도 안전장치가 없는 까닭에 위험의 사각지대로 내몰린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무엇보다 사회적 여론이 악화하였다는 이유로 정미는 홀로 이의 상황을 감당하려다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심리적인 맨홀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갇힌 정미를 그대로 내버려 둔 채 끝을 맺는데 <홀>의 의도적으로 무책임한 태도는 그대로 한국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설정보다 공포로 다가온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