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는 얼굴

로컬시네마

노영미 | 2023 | Fiction | Color | DCP | 26min

TIME TABLE
12.3(일) 18:00-19:23 CGV압구정(본관) 3관 K, GV, 12
12.5(화) 15:20-16:43 CGV압구정(본관) 2관 K, GV, 12
SYNOPSIS

인하와 희영의 작업실에 초대받은 재경은, 그들과 함께 술을 마신다. 재경은 인하로부터, 남편과 자신의 친구인 선우가 오래전부터 연인 관계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망설임과 충동에 대하여.
<후회하지 않는 얼굴>은 지하련의 1940년대 초반의 소설 세 편
<결별>, <가을>, <산길>을 각색하여 만든 이야기이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5회 부산독립영화제

DIRECTOR
노영미

노영미

2015 아아아
2016 보이지 않는 잠자는 여인, 뒤집힌 배 그리고 나비
2021 1021

STAFF

연출 노영미
각본 노영미
촬영 이주환
편집 노영미
조명 김문준
녹음 이신희
스크립터 전수빈
조연출 백다혜
출연 강진아, 이승현, 주인영, 김니나, 홍승이

PROGRAM NOTE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재경은 남편 철우와 말을 이어간다. 둘의 대화는 어딘가 어긋나 있다. 그리고 선배 인하의 작업실. 재경은 그곳에서 친구 선우와 남편 철우가 연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만나자는 선우의 연락을 받고 둘은 함께 산을 오른다. 조금씩 어긋나며 균열되고 있는 집은 한없이 답답하지만 작업실은 자유롭고 함께 오른 산은 푸르고 트여 있다. 고정관념에 갇힌 철우는 재경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인하와 선우 그리고 인하의 작업실에서 만난 희영과의 대화는 재경을 살아 있게 한다. 자신의 사랑을 정확히 이해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는 선우에 비해 빈약한 논리와 이상한 억지로 볼품없는 변명에 급급한 철우는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후회하지 않는 얼굴>은 1940년부터 42년까지 해마다 발간된 지하련 작가의 단편소설 3편을 새롭게 해석했다. 여성을 둘러싼 인식과 모순을 하나의 이야기로 잘 배치하고 연결시켜 전체적인 완결성을 갖췄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공간과 상황을 재설정해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절묘하게 잡아낸다. 1940년대 여성 작가의 작품이 오늘날에도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건 여성에 대한 인식이 당시보다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현재의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해 재해석한 영화의 힘이기도 하다. 거짓 없는 솔직한 대화와 존중, 본질을 꿰뚫는 생각들, 손을 잡아끌며 오르는 산길, 자연스레 마실 물을 나누는 행동이 쌓이고 나면 우리는 마주하게 된다. 비록 마음은 다쳤더라도, 더욱 똑똑해진, 더할 나위 없이 영민하고 지혜롭게 빛나는 얼굴들을.

최은정 / 서울독립영화제2023 로컬시네마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