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물결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본선경쟁 장편
김진도 | 2015 | Fiction | Color | DCP | 101min
SYNOPSIS
병원에서 방사선사로 일하고 있는 연우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사람들과 지내기를 힘들어 한다. 그런 연우에게 새로운 간호사 원희가 관심을 보이고, 둘은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지만 원희도 아직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는 죽음을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죽음은 낯설고 두려운 것입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은 견디기 어려운 상처인데, 인간의 노력으로 그 상처를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죽음은 인간의 의지보다는 훨씬 큰 어떤 것이니까요.
이 영화는 사랑하는 여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후 삶의 무의미함에 괴로워하던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남자는 죽음의 공포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여자를 떠나보낸 후 죽음이 풍기는 차가움보다는 사랑이 주는 따뜻함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에서 남자의 아버지는 말합니다. 날씨만 따뜻하면 언제든 꽃은 피는 것이라고. 처마 밑에 앉아 꽁꽁 언 두 손을 햇볕에 녹여보던 어린 시절의 어느 날처럼 이 영화가 그런 따뜻함을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5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김진도
STAFF
연출 김진도
제작 심현우 이지연
각본 김진도
촬영 문명환
편집 이호승
조명 전영석
음악 강민국
미술 이화성
출연 심희섭 고원희
PROGRAM NOTE
죽음에 대한 상처와 두려움 그리고 삶에 대한 집착과 간절함. <흔들리는 물결>에는 삶과 죽음이라는 조우하기 어려운 두 감정이 교차되면서 표현된다. 여동생의 갑작스러운 사고를 곁에서 지켜보고 그녀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진 연우.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자신도 불치병으로 신음하고 있는 원희. 둘은 병원에서 만나 서서히 호감을 키워가지만 둘에게는 치유될 수 없는 상처가 드리워져 있다. 영화는 잔잔하게 두 남녀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으면서 서서히 사랑을 꽃피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섣불리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봉합하기보다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위태롭게 놓여 있는 인물들의 감정을 포착하고자 한다. 과연 삶이란 무엇인지 또 죽음은 무엇인지 질문을 해나가면서, 삶 속에서 불현듯 찾아오는 죽음을 관조하듯 지켜본다.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에서도 역설적으로 삶에 대한 간절함이 담겨 있다. 영화 속에 흐르는 감정은 매우 음울하지만 슬픔을 강요하기보다는 살아남아 또 다른 삶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표현되고 있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5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