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ure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단편애니메이션초청

양익준 | 2011 | Fiction | Color | HD | 9min50sec

SYNOPSIS

이별의 상처를 잊기 위해 일본으로 향했던 그녀가 3년간의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다시금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 한다.

DIRECTOR
양익준

양익준

2005 <바라만 본다>

2006 <그냥 가>

2007 <아무말도 할 수 없다>

2008 <똥파리>

2011 <애정만세> 중 <미성년>

STAFF
PROGRAM NOTE

빈 책상과 빈 부엌, 빈 집을 두고 앉은 여자가 있다. 때마침 음악과 함께 여자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오는데 그녀는 일본에서 삼년을 지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녀의 내레이션에는 한 장소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는 사람의 막막함이 묻어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기쁨 보다는 일본에서의 직장과 생활이 끝나면서 느낀 단절과 상실, 허무함에 대해 많이 말한다. 그녀의 내레이션은 자신에게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것을 듣는 또 다른 누군가를 염두에 둔 것 같고, 때문에 영화는 여자 주인공의 고백이면서 고백을 지켜보는 또 다른 시선이 존재하는 것 같다. 아마 여자는 그녀의 말 속에 등장하는 남성을 계속 생각하는 듯하다. 일본의 풍경과 그녀의 표정이 교차되면서 더 많은 고백이 이어질수록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가며, 과거를 털어놓으려는 이야기의 목적과 이야기가 흐르는 동안 쌓인 감정이 만나는 순간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아름다운 이미지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영화는 이 때문에 내레이션과 음악이 깔린 뮤직비디오 느낌도 나는데, 양익준 감독의 이전 작품들이 감수성이 뛰어난 영화였음을 생각하면 그런 경향이 더 세련되게 다듬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팬시한 뮤직비디오가 아닌, 제목의 단어 [departure]이 상징하듯이 일본으로 떠났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주인공의 긴 여행의 결말을 담아낸 로드무비이자, 그녀가 가진 복잡한 이야기와 감정을 짧은 순간에 응축한 서정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김이환/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