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ing Dance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5회)

현실과 판타지

장우진 | 1999 | Beta | Color | 10min | 우수작품상

SYNOPSIS

의식을 거행한다. 무의식 속의 사람들, 거역할 수 없는 분위기. 거미의 화려한 춤 속에 빠져들어 결국 파멸되고 마는 인류의 운명, 우리의 운명은 지금 그렇게 파멸되어 가고 있다.
물질문명을 상징하는 전구가 지구에 떨어진다. 호기심에 찬 지구인들은 전구 주위를 서성이다 문명의 제물이 되어 희생되고, 결국 지구도 전구에게 잡혀 먹힌다.

DIRECTING INTENTION

나 자신을 위한 애니메이션 보단 관객에게 뭔가 베풀 수 있는데 노력을 했다. 재미, 감독, 그리고 완성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DIRECTOR

장우진


STAFF
PROGRAM NOTE

현대사회를 사는 인류는 문명의 이기에 의존하지 않고 살 수 없다. 미디어는 이런 의미에서 인류를 새롭게 조직하고 잡종교배를 통해 신인류를 만드는 보이지 않는 발화자와 같다. 실존하지 않는 주체의 세계, 이것이 현실을 지배하는 시뮬라르크의 세상은 우리의 욕망 안에서 거대한 아메바와 같이 집어 삼키기만 하는 단세포는 아닐까? 조지 오월의 <1984>가 그려낸 가공할 미래사회의 위협은 우리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자기 방어기재이다. 이러한 방어기재에 의한 자기발언이 거대한 집단 발화자에게 얼마나 영향력을 가지게 될 수 있을까? 그러함에도 인류는 또한 영화를 통해 자기반영의 모습을 지켜왔고 그 진정성은 공감대라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내지 않았는가? 가상의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가상의 시나리오이지만 이 애니메이션 분명히 지구 위는 생명체가 공존하던 먼 관거를 그리고 있다. 돌과 나무, 물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인간이라는 주체에 의해 비주체화된 인간의 역사 이전으로 되돌린 듯 하다. 인간 형상으로 의인화된 이들과 전구로 표현된 문명 사이에 분명 인간은 부재하다. 즉 자연이 인격을 가지게 된 대신 인간은 전구로 상징되는 과학문명을 만든 장본인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먼 외계인처럼 보이지 않는 존재일 뿐이다. 그래서 하나의 사건 전구의 지구방문을 통해 시간을 뛰어넘은 초월성은 인과율을 획득하게 도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게 자연인과 기계와의 조우로 시작되며 약간은 관습적으로 보일 문명비판에 대한 작가의 소신이 자유롭게 표현되고 있다. 문명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는 인간의 욕망을 자양분으로 하여 스스로 자생력을 가지고 물과 돌과 나무가 합체되어 거미가 되는 과정에서 돌은 무당이 되어 동료를 재물로 바치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는 인간이 새로운 우상을 섬기며 수직적 체제를 통해 지배하는 인류역사를 암시하고 있다. 3D애니메이션이지만 캐릭터화된 이미지들과 연출력은 스토리를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으며 문명비판적 세계관을 어두운 색조와 적절한 상징적 영상으로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