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자연인

본선 장편경쟁

노영석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25min (E)

TIME TABLE
12.1(금) 19:40-21:45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12
12.4(월) 12:10-14:15 CGV압구정(신관) 4관 E, 12
12.5(화) 14:30-16:35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GV, 12
SYNOPSIS

귀신을 찾는 유튜버 인공과 그의 친구 병진은 귀신이 나온다는 제보를 받고 깊은 숲속의 자연인을 찾아간다. 자연인은 귀신이 나온다는 곳을 소개해 주기도 하고 자신이 빙의에 걸리기도 하는데 인공은 말과 행동이 다른 그를 보며 점점 불안해진다. 게다가 매일 밤 자연인의 이상 행동을 목격한 인공은 촬영을 포기하고 자연인의 집을 떠나려고 하지만 그것마저 마음대로 되질 않고, 이상한 옷차림에 괴이한 행동을 하는 자연인의 후배까지 만나게 되며 그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DIRECTING INTENTION

언제부터인가 산속에 들어가 혼자 살고 있는 사람, 일명 자연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TV에 많이 나오고 있다. 제작비 대비 효율이 굉장히 좋다고 들었는데 피디와 작가가 직접 촬영을 하니 제작비가 적게 들어가는 반면 시청률은 잘 나온다고 한다. 아마도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시청률의 원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TV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볼거리를 제공해야 하다 보니 현실에 기반한 교양 프로그램임에도 미리 심어 둔 산나물을 캐는 시늉을 한다든가 한겨울에 얼음물에 입수하는 등 억지 연출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걸 보며 자연인이 시청률을 위해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기획하게 되었다. 또한 직접 촬영하는 피디, 혹은 유튜버처럼 영화 또한 1인에 의해 제작, 완성할 수 있을까라는 실험 정신으로 도전한 영화이다.

FESTIVAL & AWARDS

2023 제41회 브뤼셀판타스틱영화제
2023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DIRECTOR
노영석

노영석

2008 낮술
2013 조난자들

STAFF

연출 노영석
제작 노영석
각본 노영석
촬영 노영석
편집 노영석
조명 노영석
음악 노영석
미술 노영석
출연 변재신, 정용훈, 신운섭, 이란희

PROGRAM NOTE

이것은 유튜브 영상이 맹위를 떨치는 이 시대, 영화의 존립을 염려하는 세계인가? 그럴 리가! 자칭 귀신 쫓는 유튜버 “귀식커”와 귀식커의 유명세에 숟가락 한번 얹어 보겠다고 그와 동행한 댄스 유튜버가 귀신과 접속할 수 있다는 자연인을 만나러 숲속에 이른다. 눈앞에 나타난 자연인은 귀신보다 해괴망측한 행동과 표정, 개연성 없는 말들, 종잡을 수 없는 감정선, 시대를 가늠할 수 없는 생활 방식으로 두 유튜버를 압도한다. 그들은 마치 자연인의 마수에 걸린 것처럼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섞인 불안정한 상태로 자신들이 찍는 장면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 완강히 저항하지도 도망치지도 못하고, 난데없는 호러와 ‘병맛’ 유머가 한 몸으로 작동하는 예측 불가능한 시공간에 갇혀 갈팡질팡, 안절부절못한다. 오해 없길 바란다. 은 유튜버 캐릭터를 서사의 축으로 삼아 세태를 반영하려는 일련의 영화들과는 무관한 세계다. 풍자, 비판, 조롱, 냉소보다 여기서 노영석이 몰두하는 상위의 운동은 놀이다. 유튜브의 생리를 기꺼이 수용해 그보다 훨씬 더 대책 없이 황당무계한 상상력으로 한판 겨뤄 볼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영화가 킬킬대며 시도하는 모험이다. 귀신 운운하며 상투적으로 조악하게 만들어진 가짜 ‘돈놀이’에 괴이하게 꿈틀대는 리듬과 날것의 기세로, 그러니까 진짜 놀이의 힘으로 대결하는 영화라고 할까.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