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d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단편)

김성길 | 2007|Animation|HD|Color|18min 50sec

SYNOPSIS

후섬마을은 다음날 폭격이 예정되어 있고 마을 사람들은 이미 모두 그 마을을 떠났다. 주인공 만 또한 자신의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 산을 시간의 저편에 남겨두고 홀로 떠나야만 한다. 만은 소중한 것을 잃으면서 까지 삶의 계속 이어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버지 산은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만이 또 다른 세계로 가서 행복한 삶을 이어가기를 원한다. 산은 대대로 물려온 그들의 유일한 1인승 비행기인 무토오를 이제 만에게 넘겨주고, 만은 그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그의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들이 품었던 삶의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떠난다.

DIRECTING INTENTION

이제 나는 희망이 매일 아침 나의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작은 근육 안에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뿐이지 그 모든 난관과 슬픔에도 불구하고 살고 싶어한다. 그것은 너무나 강력한 힘이다. 나는 그렇게 강력한 힘이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 버리고 스스로를 믿지 못해 밖으로만 그것을 찾아 헤맸다. 희망은 싫다고 때어버릴 수 없는 장기처럼 바로 이 순간에도 우리 몸 안에 붙어서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있다. 아직은 작고 덜 여물었을지라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희망적이다. 아니 희망 그 자체다. 나는 이제 나의 노트에 그렇게 적고 싶다.

FESTIVAL & AWARDS

2007 부산국제 어린이 영화제
2007 인디애니페스트
2007 대구단편영화제

DIRECTOR
김성길

김성길

2004 <애러비>

 

STAFF

연출 김성길
제작 김성길
각본 김성길
애니메이션 한상원, 김나경
음향 박지혜(사운드웍스)
음악 이소영

PROGRAM NOTE

사람이 모두 떠난 황폐한 후섬마을, 그곳에 아직 떠나지 못한 “만”과 그의 아버지 “산”이 살고 있다. 폭격을 하루 앞둔 날, 유일한 이동수단은 1인승 비행기“무토오”뿐. 유일한 생존의 기회 앞에 아버지는 딸을 위해 희생을 택한다. 이 잔인한 현실이 견딜 수 없이 괴로운 만은 그 와중에 있지도 않은 새의 소리가 들린다고 하는 아버지가 더없이 불만스럽기만 하다. 그런 딸에게 차분하게 희망을 이야기하는 아버지. 슬픔은 먼지 같은 것, 바쁘게 살다보면 다 털리더라, 란 말은 쉽게 얻어지는 말이 아닌 듯하다.
새는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만져지나 보이지 않는 새처럼 희망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 있으나 우리는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만난 한줄기 희망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던 것이었다고 이 영화는 말한다. 그럼에도 눈이 아려오는 건, 그 희망이 누군가의 희생으로 빚어진 것이란 것을 망각할 수 없어서 일 것이다.
김성길 감독의 <The Bird>는 좌중을 압도하는 놀라운 비주얼과 높은 완성도를 가진 3D 애니메이션이다. 고된 제작과정을 짐작케 하는 이 영화는 존재만으로 독립애니메이션계의 진정한 The Bird가 아닐 런지. 감독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신미혜 / 서울독립영화제2007 프로그램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