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들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최혁진 | 2025 | Fiction | Color | DCP | 69min World Premiere

TIME TABLE
11.29(토) 18:00-19:09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GV, G
12.1(월) 13:40-14:49 CGV압구정(신관) 4관 GV, G
SYNOPSIS

시험을 앞둔 수호, 서울에 있는 학원을 다니기 위해 잠시 진유의 집에 머문다. 같은 공간에서 부유하는 두 사람의 겨울 일지.

DIRECTING INTENTION

모든 건 주인공 주강현 배우가 잠시 몸을 맡겼던 배에서 출발했다. 바다를 지키고 싶었으나 유랑하게 된 그의 삶이 영화의 줄기가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장 이루지 못했기에 생기는 그 시간이 그에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했고, 그 시간을 통과하며 더 단단해지는 사람들의 영화가 되길 바랐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최혁진

최혁진

2020 오오카가와강
2020 방문객들
2022 표류자들

STAFF

연출 최혁진
제작 최혁진, 김솔
각본 최혁진
촬영 김솔
편집 최혁진, 김솔
동시녹음 권민표
음향 하남규
출연 주강현, 장근영, 정재윤

PROGRAM NOTE

영화가 시작하면, 두 남자를 만나게 된다.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호와 살던 아파트를 내놓은 듯한 진유. 좀 더 지켜보면, 수호가 진유의 집에서 진유를 맞이하고, 이어서 그들의 수수한 대화가 이어지면, 비로소 그들이 10여 년 만에 만났다는 걸 알게 된다. 약간은 어색하고 적당히 서먹서먹한 대화와 거리감이 불편하기보다는 호기심을 갖게 하며 지켜보게 만든다. 그들이 사촌지간임은 알기까지는 둘의 동거가 좀 더 진행된 뒤이다. 특별한 사건이랄 게 없다. 살갑지도 무심하지도 않은 딱 그 정도의 관계. 그러면서 조금씩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만들어 가는 생활의 흔적. 체력을 키우기 위해 달리기를 연습하는 수호를 따라 진유도 달리고, 면접 준비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선 수호를 위해 진유도 카메라 앞을 자처하며, 오랜만에 피아노를 치는 진유 곁에서 수호는 가만히 경청한다. 그들의 느슨한 대화, 무해한 공유, 자연스러운 이해의 시간이 쌓여 간다. <방문객들>(2020), <표류자들>(2022)에 이은 최혁진 감독의 <방랑자들>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자극을 거두고 절제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른 미세한 일상의 변화를 기다리고 주목한다. 이어지는 짧은 꿈과 외출, 새로운 인물의 등장, 그들이 보내는 얼마간의 시간 속에서 변화는 여전히 극적이지는 않지만, 고요 속 미세한 마음의 진동이 울린다. 얼룩진 마음에 환한 볕이 스민다. 누군가에게는 변화가 그렇게 오고, 시작될 것이다

정지혜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