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소멸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본선경쟁(단편)

김경만 | 2013 | Documentary | Color | HD | 26min 48sec

SYNOPSIS

지리산댐이 건설되면 용유담과 의탄리는 수몰되고 만다. 이미 잃어버린 것들과 앞으로 잃어선 안 될 것들.

DIRECTING INTENTION

지리산의 의탄마을 근처에는 용유담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하천이 있다. 4대강 사업의 여파로 국토부와 수자원공사는 이곳 근처에 댐을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만약 댐이 건설되면 이곳은 모두 수장되고 말 것이다. 그것을 환경의 파괴라고 부르고 싶진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그곳에 살지 않는 사람들의 삶 역시 파괴하는 범죄이고 자연으로부터 받은 두 눈을 뽑아서 던지는 행동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자연은 묵묵히 말이 없지만 인간의 시간은 자연의 시간에 비하면 찰나에 불과할 뿐이다.

FESTIVAL & AWARDS

2013 제18회 인디포럼

DIRECTOR
김경만

김경만

2002 <각하의 만수무강>

2003 <하지 말아야 될 것들>
2006 <골리앗의 구조>
2008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2011 <미국의 바람과 불>
STAFF

연출 김경만
제작 김경만
인터뷰 최화연
촬영 김경만
편집 김경만
색보정 백경원
믹싱 표용수, 고은하
녹음 이수민
영문자막 번역 박소현
출연 여중문, 심학성

PROGRAM NOTE

김경만 감독은 기록 필름과 프로파간다 필름을 활용하여 익숙한 이미지와 풍경을 낯설게 보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낯설게 하기’를 통해 익숙한 이미지와 풍경을 다시 마주하게 하여 새로운 풍경을 발견하고 현실을 재인식하게 하는 전복적 과정. 김경만 감독이 이번에 향한 곳은 지리산댐 추진 논의로 어수선한 지리산 자락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4대강 사업이 되살려 낸 해묵은 지리산댐 건설 논의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식수 공급을 목적으로 추진되었던 지리산댐은 종교계와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대로 무산되었지만,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에 포함되면서 홍수 조절 댐으로 둔갑하여 다시 추진되었다. 국책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정부와 토건기업의 결탁과 유령처럼 되살아나는 국가와 자본의 개발 광기로부터 지리산도 자유롭지 못한 것. <시간의 소멸>은 영겁의 시간을 견뎌 왔지만 사라질 위기에 놓인 지리산의 처연하게 아름다운 풍경을 ‘낯설게’ 배치하면서, 지리산 자락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주민들의 진술을 통해 마을의 유래와 역사, 개인의 삶과 기억, 그리고 개발로 사라질 풍경들을 기록하고 다시 환기시킨다.

김영우/서울독립영화제201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