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본선 단편경쟁

조민재,이나연 | 2020 | Fiction | Color+B/W | DCP | 29min 59sec (E) | 단편 대상

SYNOPSIS

창신동 명선의 봉제 공장에 드나드는 사람들. 노동에 관한 저마다의 시선이 명선 주위를 맴돈다. 오랜 세월 함께해 온 이웃 현이 결국 창신동을 떠나게 되자, 명선은 고민에 빠진다.

DIRECTING INTENTION

변해 가는 창신동의 풍경

FESTIVAL & AWARDS

2020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언급
2020 제19회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
2020 제20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2020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우수상
2020 제1회 합천수려한영화제 대상

DIRECTOR
조민재

조민재

2018 작은 빛

이나연

이나연

2016 못, 함께하는
2017 쓰리룸
2018 아프리카에도 배추가 자라나

STAFF

연출 이나연, 조민재
조연출 김지인
각본 조민재
촬영 조민재
편집 조민재, 이나연
드라마 촬영 이나연
음악 이민휘
동시녹음 김지헌, 박수안
믹싱 나준택, 이해니
출연 김명선

PROGRAM NOTE

어두운 작업실의 셔터가 오르고 영화가 시작되면, 실타래에서 풀려나온 것 같은 글씨체로 영화의 제목 ‘실’이 뜬다. 이나연, 조민재 감독이 공동 연출한 <실>은 봉제 노동자인 명선과 그 주변 동료들의 노동, 일상, 그리고 창신동 봉제 골목의 풍경을 담아내는 영화다. 이때 ‘실’이란 이들이 만들어 내는 옷을 즉각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단어이면서, 창신동이라는 공간에서 옷 만드는 노동을 해 온 여성들의 몸과 기억을 타고 이어지는 역사를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하다. 세월의 흔적이 빼곡한 좁지만 알찬 작업실에서 명선은 갓 내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재단하고 재봉하며 디자이너로부터 의뢰받은 옷을 만들고, 일감과 애환을 나누는 사람들을 만나 수다를 떤다. 몸에 익은 동작들은 그 자체로 대체할 수 없는 리듬이 되어 영화의 세부를 채우고,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애정 어린 대화는 영화에 다정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는 실제 봉제 노동자이자 조민재 감독의 어머니인 김명선이 영화 속 인물 명선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작업에 참여한 것과 분리할 수 없는 결과일 테다. 이처럼 <실>은 실제 삶을 멀찍이 떨어져서 관찰하는 것을 넘어 영화 만들기라는 작업 속에 그 삶의 모양을 적극적으로 담아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그 안에는 창신동에서 봉제 공장을 운영하다 다른 곳으로 떠나가는 이, 새로 공장을 차리고 생활을 이어 가는 이, 이주민으로서 오랜 시간 창신동에서 삶을 일구어 온 이의 이야기가 모두 들어 있다. 외부의 시선으로 간단히 틀 지어지지 않는 공간과 인물의 역사와 호흡을 마주할 수 있는 작품이다.

손시내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