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디언 도어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손경수 | 2025 | Fiction | Color | DCP | 115min (E)

TIME TABLE
11.30(일) 17:10-19:05 CGV압구정(본관) 3관 E, GV, 12
12.1(월) 16:10-18:05 CGV압구정(본관) 3관 E, GV, 12
12.4(목) 14:10-16:05 CGV압구정(신관) 4관 E, 12
SYNOPSIS

어릴 적 미아가 됐을 때 자신에게 재능을 주는 존재가 찾아왔다고 믿는 문학소년 지수. 동급생들은 모두 유치하고 친구라고는 과학 괴짜 종윤뿐인데, 어느 날 보이시한 매력의 축구소녀 현주가 전학 온다. 지수는 그 애가 신경 쓰인다. 그쯤부터 지수에게 괴이한 일들이 일어난다.

DIRECTING INTENTION

영원할 줄 알았던 재능의 샘이 어느샌가 멈춰 버리고 더이상 내가 빛나지 않을 때,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과연 같은 사람인가 물어본 적이 있다. 잘해서가 아니라 좋아해서 계속할 수 있다는 단순한 답은 계절처럼 한 템포 늦게 찾아왔다.

FESTIVAL & AWARDS

2025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씨네21상, 배우상

DIRECTOR
손경수

손경수

2014 메신저
2016 우주비행사들
2018 베타
2018 히치하이커

STAFF

연출 손경수
제작 문혜선
각본 손경수
촬영 김진형
편집 손경수
조명 안경훈
음악 윤태인, 손경수
미술 임수진
음향 하남규
출연 문우진, 이재인, 김건, 옥지영, 황순미, 박종환

PROGRAM NOTE

연필을 쥔 손이 원고지 빈칸을 글자로 채우며 막힘없이 춤추는 소리. 재능이 빚어내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리듬이 백일장 경연이 열리는 도입부의 공기를 수놓는다. 중학교 3학년 지수에게 그 리듬은 특별히 연마하지 않아도 이미 너무나 자연스럽게 체화된 감각이다. 글쓰기 대회마다 수상하는 그를 엄마는 ‘작가님’이라고 부른다. 그 역시 자신의 남다름을 과시하지는 않아도 은근히 의식하는 것 같다. 재능은 그러나, 우아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어느 날 불현듯 찾아와 발화된 재능의 빛은 예고 없이 꺼져 버리기도 한다. <아코디언 도어>의 시선은 재능이 사라진 자리에서 비로소 수면 위로 떠오른 자괴감, 열등감, 상실감, 욕망, 불안, 질투, 나아가 내면의 폭력성과 트라우마로 향한다. 재능으로 충만하던 존재가 나인가, 재능이 사라진 뒤 드러난 민낯이 나인가. ‘나’의 재능은 귓속을 꾸물대며 파고드는 미지의 형상처럼 내 눈에만 보이는 망상 혹은 환상일 뿐인가. <아코디언 도어>는 학교폭력이 아니라 이러한 자문과 싸우는 독특한 세계다. 그 간절함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풍요롭게 시청각화하면서도 인물이 마주하고 감내할 현실을 윤색하거나 과장하지 않는 태도로 성숙함에 이른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