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08 개막작 확정_ 강미자 감독의 <푸른 강은 흘러라>


*서울독립영화제2008 개막작
<푸른 강은 흘러라> 강미자|2008|Fiction|Color|HD|77min 30sec

“푸르름은 낭만이야”, “푸르름은 광대무변이지”, “그것은 숙원의 약속이고”, “그것은 옥같은 고백이지”. 영화 속 주인공 순이와 철이는 채팅을 통해 이와 같은 대화를 주고 받는다. 감독은 이 대사를 오프닝에서 두 번이나 반복한다. 영화는 푸르른 청춘을 이렇게 존중하고 찬양하면서 시작된다.
중국 연변에서 촬영된 강미자 감독의 첫 번째 장편 <푸른강은 흘러라>는 순박하면서도 강렬하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고 있는 연변 소년, 소녀들의 활기차고 당당한 모습 뒤에 묵묵히 집안 일을 돌보는 철이의 아버지와 한국으로 돈벌러 떠난 철이의 어머니가 등장한다. 소년, 소녀들의 모습에서 강건함과 싱그러움 그리고 청춘의 부유하는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 연변의 학교 풍경은 언뜻 낯설어 보이기도 하지만, 꿈을 가진 소년 소녀들의 모습만큼 풋풋하고 푸르르다. 청춘들이 꿈을 꾸어야 하는 학교 모습이 필경 이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들에게도 젊음의 욕망이 존재한다. 학교에 나오지 않고, 피씨방에서 밤을 지새우는 소녀들이 있는가 하면, 어머니가 먼 한국땅에서 감당하기 힘든 노동으로 번 돈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철이가 있다. 오토바이를 얻게 된 철이는 절친한 친구인 숙이와도 멀어진다. 그렇게 자유롭게 질주하는 청춘을 위해 어머니는 인간의 노동을 업신여기는 한국에서 힘겨운 노동을 하는 것이다. 한국의 천박한 풍요로움은 그렇게 주변 나라의 가족들과 청춘들에게도 희망보다는 좌절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청춘들은 곧 반성한다. 잠시 멈추어 방황하던 청춘은 대해로 흐르는 푸른 강처럼 백두산에서 두만강을 거쳐 바다로 흘러가는 것이다. 영화는 바다로 흐르는 고요하고 큰 물줄기처럼 그들의 삶을 순하면서도 묵직한 결기로 담아내고 있다. 중국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한없이 가볍거나 지나치게 어두운 면만을 부각시켰던 기존 한국의 청춘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청춘영화의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우리 삶의 헛된 풍요로움을 부끄럽게 만드는 작품이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2008 집행위원장)


* 서울독립영화제2008 개막식 안내
개막식 l 2008년 12월 11일 (목) 오후 7시
개막식 장소 l 스폰지하우스 (중앙 1관)
개막 사회 l 권해효, 류시현
개막 공연 l 장기하와 얼굴들
개막작 l <푸른 강은 흘러라> 강미자|2008|Fiction|Color|HD|77min 30sec

서울독립영화제의 34번째를 축하하는 개막작이 선정이 되었습니다.
중국 연변을 배경으로 한 강미자 감독의 <푸른 강은 흘러라>을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는 9일간의 항해를 시작합니다.  
개막식은 권해효씨와 류시현씨의 사회로 진행되며,
요즘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인디계의 잘생긴 인물들로 구성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개막공연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영화제의 포문을 여는 첫 행사에 참석하셔서 축하와 함께 자리를 빛내 주시고
서울독립영화제2008의 현장을 마음껏 경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