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1 예심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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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2011 예심총평



2011년 12월 8일 개막할 서울독립영화제 2011에 출품된 작품은 모두 685편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작년에 비해 50여편 많아진 편수이며, 장편의 경우 65편으로 역대 최다 출품편수를 기록했습니다. 독립영화 제작 환경이 나아지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작 열기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하며 독립영화 창작자들의 열의에 경의를 표합니다.
하지만 685편의 영화를 제한된 기간에 관람해야 하는 일은 언제나 그렇듯이 설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7인의 예심위원이 심사에 임했고, 그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친 열띤 토론과 긴 시간의 숙고가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어떤 작품을 선정한다는 것은 또 다른 작품을 배제해야 하는 과정이기에 팽팽한 긴장의 시간이 지속되었고, 과연 우리의 판단이 맞는가를 질문하며,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오랜 토론을 통해 최종 선정된 작품은 단편 37편, 장편 11편입니다.
단편 부문에서는 재개발로 인한 주거권의 문제, 사라져가는 공간에 대한 향수, 청소년기에 대한 추억과 성장담 그리고 소외된 이웃의 이야기와 예민한 감수성을 세세하게 표현하는 작품들을 비롯해서 사회 이면에 감추어진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졌습니다. 또한 현실을 극복해보려는 판타지를 다룬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영화라는 매체를 사유하고 비틀고자 하는 시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영화의 만듦새 역시 훌륭했지만, 단편영화들이 연성화 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착한 이야기의 영화들이 많았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참신한 표현의 영화들이 줄어든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었음을 밝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 한편의 영화를 보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하고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이 명확한 작품들에 무게를 두고 작품을 선정했음을 밝힙니다.



장편 부문에는 여느 해보다 많은 작품들이 출품되었고,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고르게 포진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어서는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멜로드라마에서 액션, 판타지 장르영화 그리고 민감한 사회문제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작품들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사회와의 관계를 드러내는 작품들까지 다양한 영화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독립 장편영화들이 만들어진 이후 지난 10여년간 가장 다채로운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었음을 밝힙니다. 영화의 만듦새는 물론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분명하게 표현해내고 있으며, 형식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표현을 시도하는 작품이 많아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장편 부문에 출품된 65편의 작품 중에서 11편의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극영화가 6편이고 다큐멘터리가 5편입니다. 많은 논의와 토론이 거듭 될수록 논쟁이 되는 작품이 많았지만, 예심위원회에서 선정할 수 있는 최대치였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독립영화제 2011 본선 경쟁 부문에 상영될 총 48편의 영화들이 선정되었습니다. 창작자들의 열정으로 빚어낸 수많은 독립영화들을 보면서 즐겁기도 하고, 소수의 작품만을 선정해야 하는 고통도 느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전진하고 있는 독립영화들에 대한 공감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선정되신 창작자 분들께 축하를 전하며, 그렇지 못한 분들께는 아쉬움의 위로를 전합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의 슬로건은 “무한알티: 내멋대로 해라”입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창작자들 ‘멋대로’ 표현된 멋진 영화들이 소중한 관객들과 만나, 독립영화의 기운이 ‘무한알티’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출품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11 예심위원(가나다순)


모은영(영화평론가, 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래머)

신은실(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운영위원)

이난(영화감독 <평범한 날들>)

이용철(영화평론가, 씨네21 편집위원)

이현정(다큐멘터리 감독 <192-399 - 더불어사는 집 이야기>)

허경(인디플러스 프로그래머)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