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4 경쟁부문 장편 예선 심사평

2014년 서울독립영화제는 40해를 맞는 해입니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창작자들이 출품을 해주었고, 알려진대로 출품편수는 1,000편을 넘어섰습니다. 장편 부문에는 105편의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이것은 역대 최고의 수치로, 작년에 비해 50% 이상 증가한 편수였습니다. 예심위원들은 활발한 창작열기에 놀라움을 느끼며, 동시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출품된 작품들이 한층 다채로워졌으며, 작품의 전반적인 수준도 예년보다 높아졌다는 점이었습니다.

105편의 영화들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가 황금 분할을 이룬 가운데 실험영화와 애니메이션이 몇편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 현실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담아내면서 그에 대한 대답을 하는 작품과 사회 현실을 창작자의 시선으로 표현해낸 작품. 자기 스스로의 삶을 솔직하게 드러낸 작품.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는 작품. 적은 예산으로 장르적 실험을 시도하는 작품과 무언가 새로움 보여주려는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창작자들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사회에 발언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 들려주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와 영상으로 소통하기 위해, 그리고 그 안에서 예술적 성취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이 갖고 있는 개성과 에너지 그리고 각자의 만듦새와 비전들은 예심위원들의 선택을 자주 망설이게 하였고, 치열한 논의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나 모든 작품들이 성공적이라고 보여지진 않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세명의 예심위원 모두에게 지지를 이끌어낸 작품 또한 많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작품마다 갖고 있는 개성과 지향점이 달랐으며, 어떤 부분을 집중해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최종 선정된 작품은 극영화 5편, 다큐멘터리 5편과 이례적으로 애니메이션 1편이 포함되어 최종 11편입니다. 이것은 예심위원들이 독립영화를 바라보는 시선과 개인적 취향 그리고 그동안 서울독립영화제가 견지해 온 지향성이 쌓여온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더불어 영화가 담아내는 현실과 그 현실을 바라보는 감독의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무엇보다 영화가 갖고 있는 스스로의 기운에 지지를 표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작품을 출품해 주신 많은 독립영화인들에게 감사드리며, 선택된 작품들이 성공적으로 관객들과 만나길 기대하겠습니다.

장편 예심위원(가나다순)
남다은(영화평론가)
이용철(영화평론가)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