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5 국내 특별초청 선정의 변

서울독립영화제2015 ‘특별초청’ 부문에서는 단편 영화 21편, 장편 영화 12편 총 33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 부문에는 기존에 다양한 작품 활동을 했던 독립영화 거장들의 작품부터, 요 근래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대중들에게 회자되는 작가들의 작품, 새로운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신진작가들의 작품까지 망라하고 있다. 선정된 작품들의 스펙트럼 역시 다양한데, 지금 여기의 현실을 묵직하게 고발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지금 여기의 이야기를 장르적으로 매끈하게 전달하는 작품도 있다. 가족과 취업 등 현실적인 이야기에 판타지를 혼합해서 흥미 있게 전달하는 영화도 있고, 일상적인 풍경에서 감정을 끌어올리는 영화도 존재한다. 이러한 점은 독립영화 작가군의 세대가 다양해지고, 그에 따라 작품의 경향과 내용 역시 다양하고, 두터워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1편의 단편영화 중에는 애니메이션이 2편, 다큐멘터리가 1편, 다큐멘터리와 실험영화가 혼합된 형식의 영화가 2편, 그리고 16편의 극영화가 있다. 애니메이션은 2편 모두 애니메이션 특유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하드보일드원더랜드>와 <감각의 경로>는 다큐멘터리와 실험영화가 혼재된 형식의 영화들인데, 실험적인 방식이지만 역사와 환경에 대한 묵직한 주제를 전달하고 있다. 극영화 중에서는 요 근래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감독들의 작품들이 눈에 띈다. 민용근 감독의 <고양이춤>, 김태용 감독의 <그녀의 전설>, 조현철 감독의 <로보트:리바이벌>, 구교환 감독의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 등이 그러한 작품들이다. 또한 배우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감독의 작품도 있는데 류덕환 감독의 <비공식 개강총회>, 문소리 감독의 <최고의 감독>에서 배우로서가 아니라 감독으로서의 재능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다. 또한 <타이레놀> 같은 경우는 장르적으로 이야기를 탄탄하게 구성하고 풀어가는 재능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

장편은 총 12편인데 다큐멘터리가 5편, 극영화가 6편, 극영화와 실험영화가 혼재된 형식의 영화가 1편이다. 장편영화에서는 특히 기존에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받아온 감독들의 새로운 작품들이 눈에 띈다. 제주도를 기반으로 <어이그 저 귓것>, <뽕똘>, <지슬> 등의 작품으로 본인만의 작품세계를 인정받아온 오멸감독은 신작 <눈꺼풀>로 억울하게 죽은 자들에게 묵직한 위로를 보낸다. 또한 <둘 하나 섹스>부터 <아이유정>까지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준 이지상 감독의 <미쓰 리의 전쟁, 더 배틀 오브 광주>는 광주 민주화항쟁을 이지상 감독 특유의 실험적이고 직설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해서 보여준다. <레드마리아2>의 경순 감독은 전작에 이어 성, 노동, 여성이란 묵직한 주제에 진중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고 있으며, 다양한 영화작업 속에서 본인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민병훈 감독은 단편 <감각의 경로>와 장편 <펑정지에는 펑정지에다>를 통해서 한층 깊이 있는 연출력을 선보이고 있다. <블랙스톤>의 노경태 감독은 <허수아비들의 땅>에서부터 이어져온 ‘오염 3부작’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 이외에도 현실에 대한 도발적인 고발인 <공부의 나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 등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특별초청’ 부문에서는 다양한 작품들로 관객과 평단의 인정을 받았던 감독들의 새로운 작품부터, 독립영화의 새로운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작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느낄 수 있다. 형식적으로도 장르적으로 매끈한 작품에서 도발적이고, 실험적인 형식의 작품도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성이 언제나 새로운 목소리를 기대하는 독립영화 관객들을 충분히 만족시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영화들이 독립영화를 기대하는 관객과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창작자들에게 한 잔의 시원한 사이다처럼 폐부를 찌르는 영화가 되기를 기대한다.

서울독립영화제2015 프로그램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