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6 새로운 선택 부문 선정의 변

 

서울독립영화제2016 새로운 선택 부문의 작품은 총 25편으로 단편 19편, 장편 6편이며 장르분류는 극 16편, 다큐멘터리 4편, 애니메이션 3편, 실험영화 2편입니다. 2012년 도입된 새로운 선택 부문은 신진 작가를 지원한다는 목표 하에 또 다른 긴장을 불어 넣고 있습니다. 젊은 창작자들에게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와 더불어,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에 우선권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시대의 공기를 느낄 수 있는 다수의 단편 중 <김수영, 불온한 시절>과 는 각각 파운드 푸티지를 활용, 현재적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름의 출구>는 청소노동자의 불안한 일자리와 연대를 다루고 있고, <업무시간>은 인격을 상실한 기업문화를 꼬집습니다. 청년의 꿈과 한계를 담고 있는 <퍼레이드>, 몸소 집을 구하며 도시의 허상을 까발리는 <천에오십반지하>까지 현 시대 청년과 노동의 자리를 두루 살피고 있습니다.
인물의 트라우마로부터 전개되는 작품으로 노년의 삶에서 배제된 성의 결핍을 거론하는 <진동>, 고독한 복서의 실패와 도전의 반복으로써 인간을 통찰하는 <오, 보이>를 소개합니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지오토>는 한국사회 호모포비아의 발견, 극복, 좌절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은 변함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 속에 등장합니다. <미씽>은 여고생들의 우정과 갈등의 심리묘사가 <헤르츠>는 위태로운 무드와 장르적 감각이 돋보입니다. <오발탄>은 학교 폭력에 대항하는 조금 다른 분투를 보여줍니다. <빨간 구두 증후군>은 원조교제를 직접 발화하는 애니메이션으로서 특별합니다.
담백한 연출에 유머와 위트를 장착한 단편으로, 막 전역한 청년이 터미널에서 겪는 짧은 에피소드 <베스트컷>과 특별한 설정에서 출발한 영화에 관한 영화 <송강호의 조카>, 심플한 이야기 구조 속에 장르를 혼합한 <조명가게>가 주목할 만 합니다.
공간을 관찰하는 카메라로 영화 재현을 사유하는 <수영장>과 이별을 모티브로 한 로드무비 <백패킹>은 간접적으로 세상을 은유합니다. 시종일관 관계를 배반하는 캐릭터가 흥미로운 <라이츄의 입시지옥>에선 B급무비의 키치적 상상력을 호화롭게 만끽할 수 있습니다.
장편들은 섹션명에 걸맞게 신진 작가들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영화적 결기가 느껴지는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부당한 노동조건에 맞서 싸우기 위해 알바노조를 결성하고 활동하는 청년 세대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긴 <가현이들>을 통해 청년 세대의 고민과 삶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고,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이태원을 배경이자 주인공으로 담아낸 <이태원>은 공간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보여주며, 도시 공간의 문제와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의 삶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하마나>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오가면서 자신의 흔적이 묻어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을 통해 삶의 자리에 대해 질문함과 동시에 우리의 아픈 상흔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감독 스스로 주연과 연출을 맡은 <분장>은 자신과 다른 성정체성을 받아들이려는 배우의 혼란을 드러내며 성적 소수자에 대한 고민을 깊이 있게 보여줍니다. 역시 감독이 주연을 맡은 <비치온더비치>는 이미 헤어진 남자와 여자의 말의 향연을 통해 관계의 긴장을 팽팽하게 보여주면서 단출한 형식 속에 극적 재미를 전해주는 작품입니다. 갑작스레 아기를 갖고 육아를 맡게 된 남자 주인공의 혼란과 갈등을 보여주는 <아기와 나>도 완성도 높은 연출로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작품입니다. 이렇듯 새로운 선택에 소개되는 6편의 작품들은 지금 이 시대의 삶과 영화에 대한 작가들의 고민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16 프로그램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