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7 새로운선택 부문 심사평

 

 서울독립영화제 2017 새로운 선택 부문에는 어느 해보다 독특한 형식과 새로운 시도가 강한 작품들이 상영되었습니다. 이런 훌륭한 26편의 작품을 놓고 각각의 다른 베이스를 가진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고르는데 오랜 토론과 설득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새로운 시선상은 이름에 걸맞게 역사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어왔던 생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며 여성의 피를 새로운 시선으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피가 나온다고 징그럽거나 혐오스럽기보다는 오히려 귀엽고 친숙하며 이것이 ‘여성의 몸, 나의 몸’이구나를 알 수 있게 했던 이야기입니다. 여성 혐오가 이슈가 되는 이 시대에 생리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생리대가 공공재로써 작용해야 함을 보여주고 공론화 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피의 연대기>를 새로운 시선 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김보람 감독님 축하드립니다.
 다음으로 새로운 선택상은 1991년 민주 항쟁 당시 김기설 씨의 유서 대필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강기훈 선생님께서 무죄 선고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입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시도는 분신정국이라는 어두운 이야기 속에 음악이라는 위로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각 챕터별로 자신의 상처와 분신정국을 이야기하며 강기훈 선생님께서 직접 연주하는 클래식 기타로 시대의 상흔을 훑으며 그 시대에 살아남았던 사람들을 인터뷰했습니다. 강기훈 선생님께서 암 선고를 받고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연주회를 기반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국가에 대한 예의>를 새로운 선택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강기훈 선생님의 음악과 이 다큐멘터리는 앞으로 우리 역사의 상흔 역시 함께 위로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권경원 감독님 축하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아쉽게 수상은 못했지만 사라져가는 많은 것들을 통해 존재와 부재에 대한 질문을 담백하면서도 묵직하게 표현한 채의석 감독의 단편 <봄동>을 특별언급 합니다.

새로운 선택상 심사위원 일동 
강진아 (영화감독)
이광국 (영화감독)
이소현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