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8 새로운선택 부문 심사평

서울독립영화제2018 새로운선택 부문을 통해 개성 넘치는 다양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어 기뻤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영화들 중 두 편의 영화만 시상하는 아쉬움에 2편의 수상작 이외에도 2편을 특별언급 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선택 부문에 상영된 작품의 감독, 스태프, 배우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의 다음 영화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먼저 새로운시선상을 발표하겠습니다.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향해 카메라를 들음으로써, 왜곡되고 편협한 시선을 가질 수도 있었던 관객들에게 노동의 현실과 자본의 인간파괴를 차분하게 드러내준 장편 다큐멘터리 사수입니다. 8년의 기록을 통해 노동자들과 함께, 힘들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며 성장했을 세 분 김설해, 정종민, 조영은 감독수고 많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새로운선택상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두 편의 영화에 대해 특별언급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개인의 갑작스러운 비극을 성숙한 태도로 다루면서 인물들이 통과하고 있는 동시대의 공기를 자신만의 리듬과 감각으로 포착해냈습니다. 박근영 감독의 장편 극영화 <한강에게> 입니다. 다음 영화는 감독이 평생 쉬지 않고 건물 만드는 일을 해온 아버지를 향해 카메라를 든 다큐멘터리입니다. 한 사람을 내밀하게 쫓는 카메라로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 사회에 유의미한 질문을 끌어내는 장윤미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 <공사의 희로애락>입니다.

 

새로운선택상. 1994년 대치동에 사는 중학생 은희가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집과 학교를 오가다가 영지 선생님을 만나면서 겪는 마음의 파장을 그린 영화입니다. 영지 선생님은 오빠가 때리면 그냥 맞기만 했던 은희에게 누구도 너를 때리게 그냥 두지 말라고 말해준 유일한 어른입니다. 2시간 18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은희의 시선을 따라 1994년의 대치동에 잠시 머물다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밀도 있는 연출력은 마지막 장면까지 힘을 잃지 않습니다. 은희가 무너진 성수대교를 바라볼 때, 그 기이하고 충격적인 이미지가 개별적인 사고로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1994년을 이야기하지만 충실한 재연 이상의 성취를 보여준 영화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선택상에 <벌새>를 선정했습니다. 김보라 감독축하드립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18 새로운선택 부문 심사위원 일동

 박현진(영화감독)
이수정(영화감독)
이종필(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