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9 본선경쟁 부문 단편 예심 심사평

  

서울독립영화제2019에는 극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실험 영화, 기타 등 총 1,248편의 단편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이는 작년보다 120편가량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다 출품작입니다. 이 중 극영화가 982편으로 작년 대비 110편 정도가 증가했고,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이 약 20편씩 소폭 상승했습니다. 반면 아쉽게도 실험 영화와 기타 장르가 약 25편가량 줄었습니다.
예심위원 6명은 출품된 영화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몇 차례의 토론을 거쳐 총 22편의 영화를 본선경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총 1,248편 중 선정된 단편 경쟁 부문 상영작 22편은 하나의 기준으로 줄을 세워 순위를 매기는 과정이 아니라 2019년 현재 영화를 창작, 비평, 프로그래밍하는 심사위원들 각자가 ‘영화’에 대한 주관을 나누고 논쟁해 나가는 과정이었음을 밝히고 싶습니다. 심사위원들은 공통적으로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어떤’ 영화를 주목해야 하는가, ‘어떤’ 영화를 보여줄 것인가, 지금 이 순간 영화에 대한 ‘어떤’ 질문이 유효한가 등 여러 부분들을 염두하여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19에서 만나게 될 영화들 중엔 이미 다른 영화제 등을 통해 소개된 영화도 있고,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첫선을 보이는 영화도 다수 있습니다. 새로운 영화를 찾는 것은 영화제에 요구되는 중요한 미션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화를 만듦에 있어, 소재와 전개에 있어 연출자의 진지한 고민이 남다른 영화, 익숙한 접근을 탈피하는 새로운 시도에 주목하고자 하였습니다. 영화 안에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진정성 있게 살아있는 작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올해 만난 많은 영화들은 주제뿐만 아니라 형식적으로도 다양했습니다. 다양함은 언제나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영화의 만듦새 역시 어떤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심사가 어려운 이유였습니다. ‘여성’이 하나의 소재를 넘어, 현실 사회를 바라보는 일종의 시선이 되고 있다는 것은 특별한 발견입니다. 여성이라는 의제를 떠나서도 가족,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여성의 시선이 깃든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성급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변화의 시작이길 바라는 마음 또한 들었습니다.
한국 영화산업의 양극화가 더할 나위 없이 심해지고, 자본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영화 자체에 대한 애정을 근간으로 보상이 뚜렷하지 않은 단편영화를 창작하고 있는 연출가와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스태프분들의 노고에 저희 심사위원들은 매우 감사드립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의 슬로건은 ‘SHIFT’, 속도를 전환하는 액션으로서 변화(SHIFT)라고 합니다. 독립영화는 시대와 함께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왔고,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우리는 이미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귀한 작품을 서울독립영화제에 보내주신 모든 창작자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어떤 현장에서든 영화가 머무는 곳에서 지속적으로 만나 뵙길 희망합니다.

 

 

본선경쟁 부문 단편 예심위원 (가나다순)

김보년(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박홍민(영화감독, <혼자>)

송치화(KBS독립영화관 작가)

안보영(프로듀서)

이지연(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허남웅(영화평론가)